한국일보

자장면 먹으면서 흘린 눈물

2010-06-1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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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관으로 미국 해병대 부대에서 임기를 마치고 다시 캘리포니아로 돌아왔다. 군인이었던 시절 노스캐롤라이나의 아주 작은 시골에서 처박혀(?) 살면서, 정말이지 이곳 캘리포니아를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그 마을은 너무나 작아서 맥도널드와 버거킹, 그리고 KFC가 유일한 식당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수시로 음식이 다양하고 화려한 LA에 대해 향수병에 걸리곤 했다.

자다가도 밤에 벌떡 일어나 인 엔 아웃 햄버거가 너무 먹고 싶어서 그 햄버거를 먹는 꿈을 꾸면서 잠을 설칠 때도 있었다. 또, 타코 트럭에서 파는 그 감칠맛 나는 타코가 먹고 싶어서 마켓에서 사온 타코 소스와 또띠야로 어설프게 만들어 먹다가 ‘이건 아닌데’ 하면서 아쉬워하곤 했다.

어디 그뿐인가. 한인타운의 수많은 한식당 메뉴들은 멀리 시골에 있는 내게 정말 그림의 떡이어서 인터넷으로 그 그림들을 보면서 침을 흘리기도 했다. 먹고 싶은 걸 먹지 못하는 그 비극이라니!


제대하고 이곳에 돌아와 그토록 그리워했던, 음미해보고 싶었던 음식들을 먹고 있다. 그 행복이란 겪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처음 한인타운의 중국식당에 가서 자장면을 시켜놓고 국수를 한입 베어 물면서 나는 얼마나 감격했는지, 정말로 눈물이 다 나왔다.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혹시 누가 보았다면 “웬 정신 나간 여자인가” 했을 것 같다.

사람이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다는 것, 그건 아주 큰 행복 중의 하나라는 것을 몸소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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