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장례식장의 무례
2010-06-07 (월) 12:00:00
한인사회에 기독교인이 많아지면서 여러 행사들이 자연스럽게 기독교적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요즘 결혼식은 결혼예배, 장례식은 천국환송예배 등으로 흔히 불린다.
이것이 좋다 나쁘다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행사에 기독교인만 참석하는 것이 아닌데도 행사가 너무 종교적으로 흐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 종교가 없는 사람도 참석한다는 점을 고려해주어야 할 것이다. 물론 그날의 주인공인 신랑신부나 고인의 희망에 따라 행사자체를 종교적으로 치르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고 참석자들은 종교와 상관없이 자기 방식대로 축하 또는 조의를 표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문제는 진행자들의 무지한 행동이다. 나는 그동안 여러 예식에 참석하면서 참으로 불쾌한 경우를 당했다. 행사를 주관하고 기도를 맡은 목사님은 주인공을 위해 좋은 말, 좋은 기도를 해주면 될 것인데 마치 부흥회라도 연 것처럼 일장 설교를 하고 아직 하나님, 예수를 믿지 않는 분들은 빨리 하나님/예수님을 영접하라고 한다. 예수를 영접하지 못하고 죽으면 영원히 지옥불속에 떨어져 고통을 당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는다. 이것은 축하 메시지가 아니라 참석한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고 협박이다.
이렇게 할 바엔 차라리 청첩이나 부고를 할 때 “기독교인만 참석해 달라”고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우리가 완전하게 종교의 자유를 누리지 못할 때, 한 종교가 다른 종교를 인정하지 않을 때 작게는 불쾌한 정도지만 커지면 바로 사회분열이 되고 비참한 종교전쟁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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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섭 / 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