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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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율 오르면 구입보다 임대가 유리

2010-06-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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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깨지는 고정관념

주택시장이 장기간 침체기를 겪으며 많은 것들이 바뀌고 있다. 우선 금융시장이 얼어붙으며 주택구입 융자 얻기가 불과 수년 전에 비해 무척 까다로워졌다. 주택시장에서는 예전에 드물던 은행차압 매물과 숏세일 매물 등 급매성 매물들이 주 매물군을 형성하며 주택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주택시장이 이처럼 단기간에 급변하고 있는 반면 주택구입에 대해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생각들은 더디게 반응하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 전 주택구입에 대한 통념들과 최근 주택시장의 현실에 대해 알아봤다.


주택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주택구입이 임대보다 유리하게 여겨져 왔다. 하지만 곧 이자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이같은 생각도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은 부의 축적 수단? 큰 부담 될수도
다운은 많이 해야한다? 3.5%만해도 OK
리모델링은 투자? 비용 회수 어려워

◇ 주택구입이 임대보다 유리하다.

아직까지는 주택을 구입하는 편이 임대할 때보다 유리하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곧 이같은 상황이 언제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

모기지 이자율이 일단 상승세로 전환되면 모기지 페이먼트 부담이 늘어나고 주택구입에 따르는 유리한 점들이 아무래도 감소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국책 모기지 은행 패니매가 최근 주택 임대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23%가 계획했던 주택구입을 미루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율 상승에 대해 우려가 반영된 설문조사로 볼 수 있다. 또 다른 국책 모기지 업체인 프레디맥은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이 올 연말까지 약 5.6%대로 오르고 내년 중반까지는 5.8%대 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자율이 오르게 되면 주택구입의 장점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이 불가피하다.

임대가 주택구입보다 유리한 점은 주택관리에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써도 된다는 것이다. 일단 주택을 소유하게 되면 각종 고장에 대한 수리는 주택 소유주의 몫이 된다. 잔디를 관리하는 것부터 지붕 수리까지 아무리 작은 결함이라도 발생하게 되면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반면 임대 때에는 건물주에게 연락해 수리를 요청할 수 있어서 주택 구입 때보다 비용 및 수리 부담이 덜하다.

최근 주택가격의 향방을 점치기 힘들어 주택구입과 임대를 결정하기 쉽지 않지만 ‘임대 비율’(rent ratio)을 사용하면 비교적 간단히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주택구입 금액을 비슷한 조건의 주택 임대료로 나눈 뒤 이 비율이 20 이상이면 임대가 유리하다고 판단된다. 만약 20 미만이면 주택구입이 유리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 비율이 25가 넘는 지역이 있다면 주택시장에 거품이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 주택구입은 투자수단이다.

‘주택구입=부의 축적 수단’이라는 생각이 불과 수년 전만 해도 주위에 만연했다. 주택가격이 연일 상승하던 시기에는 적은 자금으로 주택을 구입할 수 있었고 주택담보 융자를 얻어 기타 투자에 나설 수도 있었다. 하지만 주택 가격이 바닥을 향해 치닫고 있는 요즘에는 주택구입이 부의 축적 수단이라는 생각이 종적을 감췄다. 오히려 주택소유가 큰 재정적 짐이 되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실정이다.

흔히 주택구입에 따른 수익과 주식투자 수익을 비교해 투자 가치를 판단하기도 하는데 최근 한 블로거가 주식에 장기 투자했을 경우 주택 구입보다 수익이 높다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J.D. 로스라는 블로거는 만약 1926년 주택구입을 해 현재까지 소유하고 있다면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약 1%의 수익을 올린 반면 같은 기간 주식에 투자했다면 평균 약 7%대의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계산했다.

금융 전문 기고가 잭 호우도 비슷한 견해를 내놓았다. 만약 30만달러의 투자금으로 주택을 구입할 경우 1년에 각종 수리비 등으로 6,000달러를 지출해야 한다.

반면 한 달에 약 1,250달러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주택을 임대한 뒤 나머지 자금으로 주식에 투자하면 인플레이션 감안 후 평균 약 2만1,000달러의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 다운 페이먼트가 높을수록 유리하다.

최근의 유리한 이자율을 적용받으려면 주택구입 때 적어도 20% 이상 다운 페이먼트를 지불할 것을 부동산 중개인이나 융자 중개인들로부터 권유 받는다.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을 경우 월 페이먼트를 절약할 수 있고 모기지 보험 가입 의무에서도 제외되는 등의 혜택이 있다. 또 주택가격 하락 때 주택을 팔아야 할 경우 에퀴티가 남아 있어 숏세일 등의 매매 수단을 거치지 않고 비교적 수월하게 주택을 팔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낮은 다운 페이먼트로도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여럿 있다.

특히 최근 연방주택국(FHA)이 보증하는 융자를 통하면 구입 금액의 3.5%만 다운 페이먼트로 마련하면 주택구입에 나설 수 있다.


부동산 금리
자료: 프레디맥, 6월 2일 현재; (Margin: 은행부과 금리)

교외주택 구입? 싸지만 교통비 부담


FHA 융자를 받으려면 모기지 보험 가입이 의무적이고 이에 따른 보험료 부담이 있겠지만 일부 렌더들은 모기지 보험에 가입된 융자를 선호해 낮은 이자율을 적용하기도 한다. 이 경우 모기지 보험료 부담이 상쇄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높은 금액의 다운 페이먼트를 지불할 재정적 여유가 있다 하더라도 낮은 다운 페이먼트로 주택을 구입한 뒤 여유 자금으로 주식이나 뮤추얼 펀드 등 기타 금융 상품에 적절히 투자하면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 여유 자금을 의료비나 학자금 등으로 사용하면 긴급 상황 발생 때 필요한 비용을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지 않아도 된다.

낮은 다운 페이먼트 인한 모기지 보험료가 부담되거나 에퀴티 문제가 염려된다면 차후에 다운 페이먼트를 추가로 납부하거나 아예 융자를 조기 상환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이때 조기 상환에 따른 벌금이나 기타 수수료가 발생할 수도 있으니 미리 렌더와 상의한다.


◇ 교외 지역에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주택 건축업체들이 최근 땅값이 비교적 저렴한 교외 지역에 대규모 주택단지를 개발해 도심지역 주택보다 낮은 가격에 분양하고 있다. 건물도 도심주택보다 크고 비교적 새 건물이라 특히 첫 주택 구입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교외지역에 주택을 구입하기 전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는데 바로 교통비 발생이다. 흔히들 교통비를 간과하기 쉬운데 교통비가 현재보다 크게 증가할 경우 주택구입 때 절약된 금액이 교통비로 고스란히 지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비영리 싱크탱크 단체인 ‘네이버후드 테크놀러지 센터’에 따르면 거주지역이 직장이나 학교 등 편의시설로부터 멀어질 경우 연 평균 약 1,500~3,800달러의 추가교통비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방센서스국에 따르면 미국인이 한해 평균 약 100시간을 출퇴근에 소모하는 것으로도 집계됐는데 굳이 교외지역으로 이사가 출퇴근에 시간을 허비할 가치가 있는지 우선 따져봐야 할 것이다. 교외 지역에 주택을 구입하기 전에 예상되는 교통비를 우선 계산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센터가 버지니아 알링턴 카운티 지역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출근 거리가 10마일 늘어날 경우 월 평균 약 110달러, 30마일 늘어나면 약 229달러의 교통비가 추가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주택 리모델링은 곧 투자다.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요즘과 같은 시기에는 리모델링 후 기대할 수 있는 수익 줄어들거나 아예 없다고 봐도 좋다. 리모델링 후 주택을 팔아서 리모델링 때 들어간 비용을 회수만 할 수 있어도 성공한 투자라고 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비용 회수조차 힘들게 여겨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리모델링이 반드시 필요하면 실시해도 좋지만 금전적인 투자수익을 기대하기보다는 거주하는 동안 누릴 수 있는 편리함을 가장 큰 투자수익으로 여기는 자세가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리모델링 유형과 지역에 따라 비용 회수율도 크게 차이가 나고 있지만 최근 조사에서 대부분 비용을 전액 회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모델링 매거진의 2010년 조사에 따르면 다락방 추가(83%), 지하실 용도 변경(75%), 데크 추가(80%), 중간 규모 주방 리모델링(77%) 등의 공사가 비용 회수율이 높은 반면 안방(매스터 침실) 확장 공사(61%), 선룸 추가(57%), 대규모 주방 리모델링(72%) 등의 공사는 비용 회수율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심에 떨어진 지역에 조성된 신규 주택단지 구입이 유행이었다. 교외지역에 주택을 구입할 때 추가로 발생하는 교통비와 출퇴근 시간 등을 우선 고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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