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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영화계의 새 흐름인 뉴웨이브의 효시적 영화로 장-뤽 고다르가 각본을 쓰고 감독한 데뷔작이다. 1960년작. 개봉 50주년을 맞아 새 프린트와 새 영어자막으로 상영된다. 세계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매력적인 기념비적 영화로 필견의 작품이다.
미국 갱영화를 독창작이요 혁신적이며 또 도전적이요 사로잡듯이 살짝 비틀어 놓은 참신한 작품으로 빠른 속도와 재즈음악과 라울 쿠타르의 파리 시내를 찍은 흑백촬영 등이 모두 황홀하게 멋있는 영화로 특히 장면과 장면을 과감히 뛰어 넘는 점프 컷 편집이 아찔한 경이감을 제공한다.
영화는 당시 시대사조인 실존주의 분위기와 함께 소외감과 체제에 대한 반항을 내포하고 있는데 이런 특성을 밉지 않은 악동 같은 모습의 장-폴 벨몽도가 상쾌하게 표현해 낸다. 그가 수퍼 스타가 된 영화다.
내용은 간단하다. 서푼짜리 갱스터 미셸(벨몽도)이 훔친 차를 타고 마르세유에서 파리로 오던 중 따라 오는 경찰을 총으로 쏴 죽인다. 그는 파리에 와서 애인 패트리샤(진 시버그)를 만난다.
패트리샤는 미국인 유학생으로 저널리스트가 되려고 하는데 푼돈을 벌려고 샹젤리제 거리에서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을 판다.
미셸은 돈을 마련해 패트리샤와 함께 이탈리아로 도주할 생각인데 자금 조달이 잘 안 돼 애를 먹는다. 한편 경찰의 추적망이 점점 좁혀들면서 미셸과 패트리샤도 다급해지는데 결국 이기적이요 아직 남자에게 매어 있기에는 너무 젊은 자기만의 꿈을 지닌 패트리샤는 미셸의 아기를 임신했는데도 그를 경찰에 고발한다.
미셸은 쫓아오는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가 거리에서 경찰의 총을 맞고 쓰러져 죽는다. 그가 히죽이 웃으며 남긴 마지막 말은 “그 것 참 역겹네”.
벨몽도의 모습과 연기가 유난히 기억되는 영화다. 중절모를 쓰고 재킷을 입은 그는 줄담배를 태우는데 엄지손가락으로 자기 입술을 좌우로 문질러대는 독특한 제스처를 쓰면서 일그러진 미소를 짓는다. 미셸은 궁극적인 허무주의자요 무정부주의자로 벨몽도는 그의 이런 내성을 마치 장난하듯이 자유롭게 표현하고 있다. 사람을 죽인 자인데도 그가 밉지가 않다. 벨몽도와 함께 숏컷을 한 시버그의 모습도 아주 신선한데 둘의 콤비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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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파리의 건달 장-폴 벨몽도와 그의 미국인 애인 진 시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