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살은 ‘병’이다

2010-05-1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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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은 ‘병’이다. 참는 것이 약이다. 인내는 살인도 막을 수 있다고 하지 않던가. 바싹 마른 감초를 씹노라면 녹녹해지고 단맛에 취할 수도 있다. 행복하기를 포기 말고 자신을 얕보지 말자. 집념은 모든 가능성을 제시한다.
워싱턴 DC 지하철의 자살 방지 캠페인에 집행차질이 생겼다. 지난 수개월 동안 자살률이 크게 증가하며 10만 달러 예산을 책정했으나 당국은 아직도 뭉기적대고 있다. 메트로 자살 희생자가 2명(2008)이던 것이 지난해는 무려 9명으로 증가했다.
한국은 매일 40여명이 자살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첫 번째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으면서 12일에는 춘천과 화성에서 9명의 청년들이 동반자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자살 방지 생명라인 기관(Suicide Prevention Lifeline Agency)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1, 2월 사이에 총 10만 2,500번의 ‘죽겠다’는 절규가 울린 것으로 나나났다.
한 시간에 71번, 하루 24시간 동안 1,708번의 전화를 받은 것이다. 전화를 건 사람들이 전부 정신병자나 마약 복용자들이 아니라 ‘청소년과 노약자’들의 하소연이다.
연방 보건사회부에 속한 20여 곳의 위기센터(Crisis Center) 보고서는 54만 5,000명(2008), 다음 해는 62만 6,000명(2009)으로 늘었다. 증가하는 자살률에 대하여 미국자살학협회(AAS-American Association of Suicidology) 알렌 벌만씨는 음주, 마약, 목적상실, 수면장애, 고독과 친구관계 등을 그 원인으로 열거했다. 자살문제는 역사와 방법, 종교까지 관심을 논하고 있다. 자살의 ‘덫’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이 다 같이 유혹을 받는다.
최근 AAS는 자살 방지책 연구, 교육과 훈련 등 심리학, 정신의학, 종교학, 사회학의 조명으로 자살과 경기변동, 자살과 음식관계, 수면과 자살충동, 남성 노인의 상습적인 자살 유혹에 가족관계, 무너진 신뢰와 실패 등을 검토하고 있다.
자살 통계에 의하면 남자가 여자보다 4배나 더 많으며 실질적인 자살 충동은 여자가 남자보다 3배 더 많은 것으로 보도됐다. 지난 50년 동안 청소년 자살률은 200%나 증가(2006)되었다. 우울증 환자는 20배나 자살 가능성이 많고 자살 희생자는 남자 100명 중 7명, 여자는 1명의 비율이다. 그 중 남성 노인 자살은 84.6%로(2006) 여성 노인 보다 7.7배나 높다. 백인 노인 85세 이상 연령층은 10만 명 중에 48.4명으로 전체 자살연령 중 2.5배나 많고 그 중에 남자 노인은 10만 명 중 17.8명에 달한다.
자살은 파괴적인 질병이다. 인간 유한성에 대한 비관과 허무를 극단적으로 표현한다. 사회적 소외감과 비참함, 무기력이 얽혀 있다. 심각한 소외와 이기심, 오랜 비탄의 염세주의적인 어두운 복합체로 이에 대한 모범답안은 없다. 소외에 대한 핵심적 문제는 감초를 씹는 듯한 탐구일 뿐이다. 종교의 영향력도 여기에 머물고 있다.
자살의 유혹은 상사병과 같아 말릴 수가 없다.
그러나 소극적이면서도 사려 깊은 조용함이 기도가 되고 묵상하는 마음 자세로 환원시킬 수 있다. 성격 차이는 애착에서 집착으로 스트레스 조절 기능에 교란만 발생시킨다.
생물학적 행태론에서 해결 못하는 ‘자살’은 문학성으로 정신문화의 승화방업을 강구할 수 있다. 염세주의자나 비판가들은 삶에 대한 기쁨 결여, 슬픔, 소외, 과거반추로 원인을 찾고 있다. 서술적 묘사로 감동과 충격이 정신적 치유를 순간적이나마 ‘깨달음’을 밝힐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감초 맛을 생각하는 용단이 필요하다.
죽지는 말자. 비열하지도 말자. 행복은 자신의 특권이다. 자살 충동은 미화적 돌림병일 뿐이다. 자살은 뒤로 미루자. 감초는 씹을수록 단맛이 좋다.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다. 힘들고 어려운 이들이 없나 한 번 둘러볼 일이다.
(newchallenge7@gmail.com)

김현길
지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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