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4월에 쏟아지는 것

2010-04-13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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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坡 이봉호 시인(저먼타운, MD)

어제 저녁 늦게까지
검은 구름 배터지도록 먹더니
아침부터 소화불량 걸려
흙내 나는 배설물 좔좔 쏟는구나
쏟아지는 건 황사만이 아니구나.

국제 경제악화로 민심 쏟아내고
덩달아 여야정치 기반까지
교원평가제로 몸살 나더니
학부모 학생들 골머리 쏟아지고
신종 인플루엔자 공포가
공항 병원마다 쏟아지면서
국민들 건강안정까지 쏟아 내는구나

1960년 4월. 미처 피어나지 못한 꽃들
불의에 항거한 의분으로 쏟아져
이 땅에 정의와 자유를 쏟아 부었지
누구 말이었나, 4월은 잔인하다고.

꽃잎마저 때맞추어 낙화 서두르고
눈 오듯 제 살점 쏟아 내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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