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결혼과 이혼

2010-04-08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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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서로에게 끌려 주위에서 찬물, 더운물 번갈아 가며 물을 뿌려도 마취에 취한 듯 비몽사몽간에 한다. 완전히 눈에 콩깍지가 낀 것이다. 결혼 이후는 마취에 풀릴 것을 대비하여 법으로 서로를 묶어둔다. 그래서 치명적인 문제가 아니면 죽자 살자 싸워도 헤어지는 것이 어려운 게 결혼이다.

한때 이혼을 생각한적 있다. 그때 가장 먼저 걸리는 것이 우리 친정식구와 아이들이었다. 이제까지 이혼한 친정식구가 아무도 없는데 내가 먼저 첫 테이프를 끊는다는 게 가장 어렵고 힘든 생각이었다. 그래서 인류평화에 기여한다는 선교사의 마음을 가지고 이제까지 살고 있다. 크게 생각하니, 별 것 아니었다.

왜 이혼을 생각할까. 우리는 각자의 결혼 전 쓴 뿌리와 상처를 그대로 가지고 결혼을 한다. 그러니 함께 살 때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성격의 차이’보다 더 힘든 것은 ‘생각의 차이’인 것 같다. 성격이 다르니 생각이 다르다고 말할 수 있지만, 성격은 달라도 생각이 같은 방향인 사람이 있다. 가치관이 비슷한 경우이다. 생각이 다름은 참으로 힘들다. 이때 이혼을 생각한다.


어느 정신과 의사가 부부관계는 ‘억울함’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편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아내가 존재한다면, 또 아내의 일방적인 희생으로 남편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올바른 관계가 성립될 수 없다고 한다. 내적으로 상처가 쌓이기 때문일 것이다.

상대가 억울해 한다면 억울함을 풀어주도록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상대가 억울해 하든 말든 내 이기심만 생각한다면 그 상처가 쌓여 결국 이혼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에 이른다.

결혼 전 상대에게 예민하게 반응하여 결혼을 결정했듯이, 퇴색되기 쉬운 결혼생활에 다시 한번 상대에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여유가 필요한 것 같다.


김송희 / 융자 에이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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