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캐나다의 동계 올림픽

2010-02-2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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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지언 미주문예동우회

동계올림픽이 캐나다 밴쿠버에서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 자랑스런 고국의 아들딸들이 분투하여 정상을 달리고 있으니 우리들의 어께도 으쓱하다.
나는 본래 이북출신이라 빙상경기에 관심이 많다. 어렸을 때 친구가 압록강에서 스케이트를 타다가 빠져 죽어서 집에서 스케이트 타는 것은 절대로 금기 되어 있었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에 친구들의 꼬임에 빠져 한동안 초보적인 스케이트를 즐긴 일이 있었다.
하여튼 그 미련이 남아서인지 나는 빙상경기, 특히 피겨 스케이팅 경기는 꼭 찾아 가거나 텔레비전으로 관람하기를 즐겨 한다. 요새도 밤늦게까지 피겨 스게이팅 경기를 빼지 않고 본다. 그들의 묘기를 보면서 그뒤에 숨은 그들의 피나는 노력과 분투를 생각하니 눈물겹다.
우리 보통사람들의 눈에는 선수들 모두가 메달감이다. 그러나 전문가인 심사위원들 눈에는 남다른 식별이 있으리라.
나는 그들의 묘기를 즐기면서 청초한 순백의 아름다움에 매료 됐다. 그 속에는 또한 창작의 아름다움이 깃들고 있었다. 더욱이 미남 미녀들이니 말이다. 금상첨화(錦上添花)란 이들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았다.
2등을 한 데이비스와 오거스토 들도 순백색의 찬란한 옷차림으로 나왔다. 그들의 묘기도 우리 범인들의 눈으로는 별 차이가 없는 듯 느껴졌다.
3등의 옥싸나 도부리나와 샤브린 러시아에서 온 선수들이다. 이들도 우리들의 눈으로서는 극소한 차이로 삼등이 된 것 같다. 어쨌든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이 성스럽고 존경스러웠다.
무엇보다도 시상식에서 서로를 다정스럽게 축하하며 포옹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다. 친구들이나 친지들의 수상 시에 진정으로 칭찬하고 축하하지 못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떠올라 그들의 순수한 모습이 한없이 부러웠다.
우리들도 이 광활한 땅 미국에 살고 있으니 그들을 닮아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고 좋은 일에 서로 동참하고 사랑하고 축하해 줄줄 아는 아량 있는 동포들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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