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해결 못한채 또 차기회장 인계

2010-01-28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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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고 속 먼지 쌓이는 ‘한인이민 30년사’

6천여권 4년째 방치
빚 4만달러도 그대로


‘오렌지카운티 한인이민 30년사’가 출간된 지 4년째를 맞고 있지만 한인들에게 배부되지 않고 그대로 창고에 쌓여 있고 부채 4만달러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현 20대 한인회(회장 정재준)는 이 문제를 놓고 2년 동안 고민했지만 아직까지 풀지 못하고 차기 회장(21대)으로 넘어가게 됐다.

한인회는 출범 당시 19대(당시 회장 잔 안)로부터 7,000여권의 이민사를 넘겨받아서 일부는 기관단체에 나누어주고 현재 6,000여권을 유료 사설 창고와 한인회관 내 빈 장소에 그대로 보관중이다.


한인회 측은 부채 해결을 위해서 이민사 책자를 일정한 액수의 도네이션을 받고 나누어주려고 했지만 이 서적에 대해서 일반 한인들의 관심도가 낮고 불경기마저 겹쳐서 제자리걸음만 해왔다. 19대 한인회 당시에는 한인축제 기간에 부스를 설치해 이민사를 배부하려고 했지만 호응 부족으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인회의 이명희 사무장은 “정재준 회장이 교회 여러 군데 이민사를 나누어 주고 도네이션을 받으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며 “당초 대형 한인교회에서 이민사 기금을 주기로 했지만 아직까지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한인 인사들은 이민사 책자는 미주뿐만 아니라 남가주 한인들에게 OC 한인사회를 알리고 이민 역사를 기록으로 남겨주기 위해서 발간된 만큼 더 이상 시간을 끌지 말고 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인 인사들은 ▲한인 이민사를 10달러선에서 도네이션을 받고 일반인들에게 나누어 주고 ▲이 기금으로 한인회에서 책임지기로 한 개인 부채 4만달러를 탕감하고 남는 돈은 차후에 사용 용도를 정하는 것 등을 제시했다.

잔 안 전 회장은 “이민사를 빠른 시일 내에 한인들에게 배분해야 된다는 생각에는 아직도 변함이 없다”며 “한인들이 십시일반으로 뜻을 모아서 이민사 문제를 해결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제18대 한인회’(당시 회장 안영대)에서 발간한 한인 이민사는 그 당시 이민사 제작과정에서 개인 빚 4만달러를 갚는다는 조건으로 19대 한인회에서 인계 받았으나 이를 해결하기 못하고 20대로 넘어갔지만 또 다시 해결되지 못해 이제는 21대로 넘어가게 됐다. 새로 출범할 한인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OC 한인이민사 30년’사는 총 432페이지로 지난 30년 동안의 한인사회 발자취와 인물, 업적, 한인 단체들의 역사들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자의 공동 편찬위원장은 역대 한인회장인 박진방, 이태범, 서영익, 김원희, 정호영, 김태수, 오구, 웬디 유, 노명수, 이양구, 안영대씨이다.

<문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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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회 한 사무원이 한인회관 빈 장소에 보관되어 있는 한인 이민사 책자를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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