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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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의도 부모호출 무시 한인학생 퇴학 위기까지

2010-0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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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동행 요구에 한국 나가있다 핑계
학교측, 방치 아동.비거주민 분류 ‘퇴학’

부모에게 괜한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는 단순 의도로 학교에 부모를 모셔오라는 요청에 ‘한국에 나가있다’고 둘러댔다가 퇴학 위기에 놓인 한인학생이 복학문제로 학교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부모 없는 방치 아동이란 학교의 의심도 문제지만 위장전입 의혹까지 받아 실제로 지역 거주자임에도 불구하고 퇴학과 동시에 비거주민으로 분류돼 7,500여 달러의 학비납부 통지까지 받아든 상황이다. 문제의 당사자로 3년 전 이민 온 김모(그레잇넥 사우스 고교 11학년)군은 “별 생각 없이 둘러댔던 말인데 엄청난 사건으로 번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뒤늦게 후회하면서도 “대학진학 준비도 해야 하는데 어서 빨리 학교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문제의 발단은 카도조 고교에서 1년 반 전 현재 학교로 전학한 뒤부터 시작됐다. 한창 사춘기 홍역을 치르면서 무심코 담배를 물었던 일로 정학을 받은 뒤 오히려 심리적 방황이 더 컸다는 김군은 이후 지각도 잦아졌고 불성실한 태도를 문제 삼은 교사가 부모를 학교로 부른 것.


첫 정학 이후로도 수차례 학교의 부모 동행 요청이 있었지만 김군은 매번 ‘부모가 한국에 나가 있다’는 이유로 누나(26세)를 대동했고 급기야 학교는 김군이 부모 보호 없이 방치된 비거주민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결국 지난달 15일 김군은 퇴학조치 됐고 가을학기 등록금 지불요청까지 받아들었다. 김군과 아버지, 누나 등 3식구가 살고 있는 그레잇넥의 집은 개인사정으로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는 어머니 명의로 구입한 집. 아버지 명의로 납부한 전화요금 등 각종 공과금 용지를 거주증빙서류로 제출했지만 학교는 이를 받아들이려하지 않았다고. 이의를 제기한 김군의 사례를 검토한 학군조차 이달 14일자로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고 비거주민이 공립학교를 다녔다며 밀린 가을학기 학비로 7,477달러30센트 납부를 요구했다.

김군은 현재 뉴욕주 교육국에 이의제기 신청을 준비 중이며 뉴욕한인학부모협회(회장 최윤희) 도움으로 게리 애커맨 뉴욕주 연방하원의원 사무실에도 27일 도움을 공식 요청해 둔 상태다. 김군 아버지는 “자녀교육을 위해 처음엔 내가 유학생 신분으로 가족과 미국에 들어왔고 이후 E-2비자로 변경했다가 지난해 11월 임시영주권을 받았다. 영주권 신청 때문에 잠시 다른 곳에 옮겨뒀던 주소도 이번에 이전시켰다”고 밝혔다. 김씨는 “아들도 나도 대수롭게 않게 생각해 미뤄뒀던 일로 엄청난 결과를 떠안게 됐지만 심은 대로 거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것은 학교와 학군의 고압적인 태도다.
주소이전 증명 등 요구하는 서류를 모두 제출했지만 매번 다른 핑계거리로 쫓아내려 한다”며 답답해했다.

뉴욕한인학부모협회 최윤희 회장은 “뉴욕주 교육규정에는 부모가 아닌 학생의 해당 지역학군내 거주 여부가 우선시 되도록 명시돼 있기 때문에 협회도 이 문제를 적극 돕고 있다”고 밝혔다. 김군 아버지는 “무엇보다 이번 일로 아들이 패배의식에 사로잡혀 미국사회에 배타적이거나 그릇된 생각을 갖지 않길 바란다”는 걱정스런 마음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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