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상상 임신과 상상 하나님

2010-01-26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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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명철수도장로교회 목사

상상 임신이라는 말이 있다. 임신을 너무나 간절히 바라며 상상함으로 인해 실제로 임신이 되지 않았지만, 임신한 거와 같은 착각과 현상을 보이는 것이 상상 임신이라고 한다. 실제로 임신한 것처럼, 입덧도 하고 젖도 나온단다.
오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상상 하나님을 믿고 살아가고 있는 듯하다. 사람마다 하나님을 자기 마음대로 상상하여 자기 하나님으로 만들어 놓는다. 나를 도우시는 하나님, 나를 승리하게 해 주시는 하나님, 그래서 이렇게 기도한다. 공부도 열심히 해 놓지 않고는 시험을 잘 치러 합격하게 해달라고. 자신이 합격하려면 누군가가 떨어져야 하는데, 자기보다 실력이 나은 사람이 떨어지게 하고 실력이 안 되는 자신이 하나님 덕택으로 자리바꿈해야 한다.
그런데 하나님은 자기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해 주시는 사랑의 하나님이라고 굳게 믿는다. 상상의 하나님이다. 상상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자기들 마음대로 상상의 나래를 편다. 하나님은 나의 편이신 하나님, 내가 가는 곳은 어디든지 형통하게 하시는 하나님, 독사 굴에 손을 집어넣어도 독사에게 물리지 않게 나를 보호해 주시는 하나님, 낮의 해가 나를 상치 아니하게 하시고 밤의 달이 나를 인도하여 주시는 하나님, 여기서 하나님은 보디가드로 전락되어 버린다. 그러나 그런 하나님은 상상의 세계에서나 존재할 뿐이다.
상상의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도 찬양한다. 기도한다. 성경을 열심히 읽는다. 아니 더 열심히 한다.
상상 임신을 하는 사람을 보라! 상상 임신을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임신에 대한 간절한 열망이 있는 사람들이란다. 일종의 심리적 임신이란다. 얼마나 임신에 대한 바람과 열망이 컸으면 상상 임신을 하게 되나?
믿음에도 마찬가지다. 종교적 열정과 갈망이 강한 사람들이 있다. 종교적 감상이 발달한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조심해야 한다. 이들이 십상 상상의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상상 임신을 한 여인이 아기를 잉태하지 못하듯 상상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믿음의 열매를 맺을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상상 임신이 아무리 임신한 것 같은 현상과 확신을 가져도 여전히 임신이 아니어 아기를 잉태하지 못하듯, 상상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나 믿음의 열매를 맺지 못한다.
상상 임신을 한 여자는 곧 자신이 상상 임신을 한 사실을 깨닫고 인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미련스럽게 끝까지 자신은 임신을 했다고 믿고 10개월 아니라 10년을 기다려보라. 아기는 잉태할 수 없다.
마찬가지다. 상상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은 먼저 자신이 지금 상상 믿음에 빠져 있음을 깨닫고 인정하여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하나님을 다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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