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애쉬캔 아트 스튜디오 원장

그 동안의 연재에서 소개했던 장난감 디자인, 무대 디자인, 가구 디자인 학과와 같이 소수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유망학과들 중 또 다른 하나로 조명 디자인학과가 있다. 소위 우리가 생각하는 조명인 등기구 디자인은 가구 디자인 학과에서 다루어지고 있지만 미국에서 조명 디자인 학과로 개설되어 있는 곳에서는 매우 특성화된 전문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건축 조명 디자인이다. 이는 건축가와 함께 작업하면서 건축물의 디자인 의도를 알고 건축과 조명이 조화롭게 융화되도록 공간 안에 미적이면서 더불어 실용적인 빛을 디자인 하는 특수한 직업이다. 조명이 건축물 안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융화되게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조명 디자이너들이 건축물의 구조적 특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건축의 통풍기구가 설치되는 구조와 창문의 위치 또는 방향을 고려하고 공간에서 조명의 사용 시간대와 사용자의 평균 연령, 그리고 인테리어의 색조, 공간 배치 등에 알 맞는 디자인을 하는 것이 조명 디자이너의 주요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들어 조명이 실제로 사용 되는 저녁 시간대뿐만 아니라, 낮 시간대를 포함하는 24시간 동안 공간의 외부와 내부의 온도와 밝기에 친환경적으로 반응하는 ‘지속 가능한 디자인(sustainable design)’이 최근 건축과 조명업계의 동향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건축가들은 더욱더 조명 디자이너들의 조명 기구에 대한 최신 정보와 적절한 사용, 그리고 효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조명 디자이너들과 함께 일을 하면 건축 비용과 에너지 효율에서 뛰어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건축의 미적 기대치를 무한대로 증가시킬 수 있는 큰 이점이 있다. 왜냐하면 조명 디자이너는 공간의 사용 특성에 맞게 필요한 적절한 빛의 양을 알고 이에 맞도록 조명 기구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또한 건물의 외관 조명을 설치하면, 건물의 이미지 광고에 있어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뉴욕 맨하탄이 수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하는 도시 야경을 만든 것은 바로 조명디자이너들의 노력의 결과인 것입니다.

밤에 장관을 이루는 건물의 마천루와 거리에서 눈높이(eye level)로 보이는 입구와 가로등의 모던하면서도 화려한 조명을 떠올려보면 조명 디자인이 얼마나 큰 스케일의 작업인지, 그래서 얼마나 매력적인 직업인지를 가늠하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조명을 배울 수 있는 학교가 많지 않다. 뉴욕 지역에서는 맨하탄에 위치한 파슨스(Parsons The New School)대학원(MFA)
과정이 유일하다고 할 수 있다. 학교에서는 건축의 기본 지식을 겸비하는 전문 조명 디자이너를 양성하기 위해 건축의 특수 용어부터 실무에서 널리 사용되는 컴퓨터 프로그램 교육까지를 조명관련 특수 지식과 함께 교육하고 있다. 이 학과는 취업률이 그 동안 90%를 훨씬 웃돌아 한 해 경쟁률이 5:1을 넘는 인기 학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지원자의 자격으로는 대학 졸업자 이상이며 다양한 학과 출신의 학생들을 고루 선출한다. 이 학과 지원에 관심이 있다면 숙지해야 할 점은 학교에서는 조명에 대한 열정을 가장 높이 중요시하기 때문에 입학에 있어 무엇보다 높은 수준의 포트폴리오 준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