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24일 LA필과 시벨리우스 교향곡 등 공연
80세의 거장 로린 마젤(Lorin Maazel)이 LA 필하모닉을 지휘하러 온다.
2008년 2월 뉴욕필을 이끌고 역사적인 방북공연을 가졌던 바로 그 마에스트로다. 마젤은 15일부터 24일까지 2주에 걸쳐 6회 공연을 갖는데 15·16·17일은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2번(D장조)과 스트라우스의 ‘로젠카발리에’(장미의 기사), 그리고 스트라우스 오페라 ‘살로메’의 마지막 부분을 소프라노 낸시 구스타프슨과 협연한다. 이어 21·22·24일에는 안톤 브루크너의 교향곡 8번을 지휘한다.
오페라 ‘살로메’ 아리아
소프라노 구스타프슨 협연
세계 최고의 지휘자의 한명으로 인정받고 있는 로린 마젤은 바이얼리니스트이며 작곡가이기도 한 천재 음악가로 평생 150개 이상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였으며, 5,000회가 넘는 오페라와 콘서트를 가졌고, 300여장의 음반을 낸 위대한 음악인이다. 그는 프랑스 최고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으로부터 수많은 상과 훈장을 받았고, 2006년 국제음악박람회(MIDEM)는 그의 위대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서 MIDEM 특별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절대음감과 완벽한 악보 암기력으로 유명한 마젤은 4세 때 음악을 시작, 7세 때 첫 지휘 수업을 받고 8세 때 아이다호의 대학 오케스트라를 지휘했으며 11세 때 NBC 심포니, 12세때 뉴욕 필을 지휘했다. 15세 때 바이얼리니스트로도 데뷔한 그는 30세에 바이로이트의 바그너 음악제에서 ‘로엔그린’을 지휘함으로써 바이로이트에서 지휘한 첫 번째 미국인이자 최연소 지휘자로 당대의 신화를 기록했다. 그는 68년과 69년에도 바이로이트에 초청되어 ‘니벨룽겐의 반지’ 전 4부작을 지휘했다.
베를린 도이치 오페라와 베를린 방송교향악단의 수석 지휘자를 겸직하면서 카라얀과 함께 독일의 양대 거목으로 활동했고, 이후 프랑스 국립관현악단, 빈 국립오페라극장,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피츠버그 심포니, 뮌헨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상임지휘자로 일했다. 2002년부터 2008년까지 뉴욕 필하모닉을 이끌었던 그는 뉴욕 필 음악감독으로 취임하기 전에도 객원 지휘자로서 100회가 넘는 공연을 해와 뉴욕 시민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다.
그가 이번에 LA필과 연주하는 스트라우스의 ‘일곱 개 베일의 춤’(살로메의 마지막 장면)은 드러매틱한 소프라노 아리아가 유명한 작품이다. 스트라우스는 세례 요한이 참수 당하는 내용의 이 오페라를 성경이 아닌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에 기초하여 작곡함으로써 당시 음악계에 물의를 일으켰다. 의붓아버지 앞에서 선정적으로 춤추던 살로메가 참수된 요한의 머리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충격적인 라스트 신이 유명하다.
이 공연에서 협연할 낸시 구스타프슨(Nancy Gustafson)은 2007년 밀라노의 테아트로 알라 스칼라와 베를린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이 역할을 맡았으며, 마젤이 지휘하는 뉴욕 필과의 공연에서 이 마지막 장면을 멋지게 해석했다고 호평 받았다. 그녀는 2년 전인 2008년 1월 마젤과 함께 디즈니 홀에서 브리튼의 ‘전쟁 레퀴엠’을 공연한 바 있다.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은 7개 교향곡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으로 시벨리우스의 뜨거운 조국애가 담겨 있는 곡이다.
마젤의 두 번째 프로그램은 브루크너의 8번 교향곡 하나로 짜여졌는데 이 곡은 독일 후기낭만파의 대가이며 교향곡의 바그너라고 불리는 브루크너(Anton Bruckner)의 마지막 작품이다. 그가 가장 만족스러워했다고 전해지는 방대한 교향곡으로, 종교적인 색채가 강렬하면서 만년의 쓸쓸함이 공존해 있는 아름답고 위대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공연 시간은 15·16·21·22일 오후 8시, 17일과 24일은 오후 2시다.
티켓은 42~160달러.
문의 LAPhil.com, (323)850-2000
주소 111 S. Grand Avenue LA, CA 90012
<정숙희 기자>
Lorin Maazel
낸시 구스타프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