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처방약은 없을까

2010-01-13 (수)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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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천우

또 속이 쓰려 올라 온다
지독한 염산이 올라 온다
연 부드러운 식도에 상처가 난다
옛날에는 돌이라도 소화시키더니
좋은 약이 있을 텐데
이 아픈 세상을 고칠 처방약은 없을까

일에 좇기며 두 끼를 한 끼로
허겁지겁 살아오면서
삭이지 못한 침전물이 쌓인 것이다
LA 갈비에 붙은 기름을
혈관이 뿌듯하도록 먹었던 탓일까
햄버거에 튀긴 감자
제 맛이라는 콜라를 물 보다 더 흔하게
Refill 또 Refill 마셔댄 탓인지 몰라
허기진 하루를
삼겹살에 잔유 농약이 있는
채소로 채워서 인가
중국산 고춧가루 김치를 먹어서 일까
매운 고춧가루가 오늘도 식도로 치밀고 있다

뱃속 세상은 온갖 국적 불명 세계화 식품으로
부글부글 춘추전국상태
산다는 것이 어찌 쉬울까 만
안팎으로 쓰라리움 많으니
동거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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