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10-01-12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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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행원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은
모두들 곤히 잠들어 있는 동안
하얀 눈으로 온 세상에 덮어서
사람들의 발을 꽁꽁 묶어 놓았다

눈과 함께 내린 하느님의 말씀은
그래 지난 한해도 고생 많았다
오늘은 모두들 두 발이 묶였으니
누구 눈치 보지 말고 편안히 쉬어라

잠이 모자라 늘 피곤해 하는 사람은
편안히 누워 눈을 지그시 감고 있으면
하얀 눈으로 부드러운 솜이불 만들어
너를 감싸 안아 깊은 잠이 들게 하리라

변변한 웃옷이 없어 추위에 떠는 사람은
가난을 원망하지 않고 불평하지 않으면
하얀 눈으로 정성들여 양털 외투 만들어
차거워진 너의 영혼을 훈훈하게 감싸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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