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경인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새해 결심을 세운다. 미국 사람들은 운동해서 살 빼고 건강해지겠다는 결심을 가장 많이 하고, 아이들은 나쁜 습관이나 행동을 고치겠다는 결심을 한다. 일보다는 주로 자기 자신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결심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많은 한국 사람들의 새해 결심 내용을 유심히 들어보면 매년 똑같다는 느낌을 갖는다. “장사 더 잘 되고 열심히 일하고”, “자식 공부 더 잘 하고 모두 건강하고 큰 사고 없는 것 등” 물론 좋고 필요한 내용들이지만 이 결심들은 가만히 보면 나를 개발시키고 발전시키는 것이라기보다는, 주변이나 상황이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소망하는 것에 더 가까운 듯하다.
매년 변함없이 이런 종류의 결심만을 하면 인생의 참 변화와 자기 발전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아무리 장사 잘 되고 자식이 성공한다 해도 나 자신의 변화와 발전이 없는 것은 불행한 일이고 사실은 죽은 인생과 같기 때문이다. 조화는 진짜 꽃보다 예쁘고 아름답고 오래 살지만 생명이 없기 때문에 10년, 20년이 지나도 똑같다. 주변에 찾아오는 벌이나 나비, 똥파리조차 없기에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 없기에 결국 자리만 차지하는 물건이 된다. 시간이 갈수록 가까이 있는 사람들(남편, 아내, 자식, 부모님, 친구 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점점 줄면서 자연히 대화도 줄고, 그러면서 서서히 관계가 소원해지면 “혹시 내가 조화가 아닌가?”란 질문을 해봄직하다. 2010년 새해를 시작하면서 워싱턴에서 바쁜 이민 생활 중에도 작은 짬을 내서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하고, 도전하는 결단을 하면 의미 있는 한해가 되리라.
자신을 돌아보면서 이 질문을 해보자 “나는 대화가 가능한 사람인가?” 우스운 질문 같지만 한번 정도 심각하게 생각해보자. 대화는 말이나 잔소리를 많이 한다거나, 혹은 재미있는 농담을 잘 하거나 큰소리로 떠드는 것과는 다르다. 말을 유창하게 잘 하거나 적절한 때 재미있는 농담을 하거나 끝없이 말할 수는 있지만 대화에는 서투른 경우를 종종 본다. 야단치거나 가르치기는 교육을 시키고 가르치기도 하지만 대화는 못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고 안타까운 것은 본인 스스로는 대화를 잘 한다고 착각하고 사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은 “저 인간은 말이 안 통해”라고 생각 하는데 본인만 모르고 대화를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산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가정이나 개인의 관계가 가깝고 친밀해지기 보다는 벽이 느껴지고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결국은 점점 멀어져가게 된다.
예를 들면, 공부 안하고 게임에 빠진 자녀를 앉혀놓고 많은 부모님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너 미첬니? 공부해야지! 너 누구누구처럼 학교 못 가서 직장 못 잡고 엄마 아빠한테 평생 얹혀 살꺼니? 당장 그만해! 인터넷 끊어버릴꺼야. 아이고, 누굴 닮아 저런지...” 설마 이렇게 이야기하고 나서 아이와 대화를 했다고 생각하진 않는가? 죄송한 이야기지만, 이것은 대화가 아니라 협박이고 화풀이다. 이 상황에서 아이에게 변환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리고 부모는 아이 마음의 1%도 알지 못한 채 끝난 관계다.
‘대화’에도 몇 가지 원칙이 있어야 올바른 대화라고 할 수 있다. 첫째, 대화는 상대방의 말, 생각, 의견을 100% 듣고 시작 하는 것이다. 둘째, 상대방을 이해해야 대화가 되는 것이다. 셋째, 건강한 대화는 건강한 관계를 형성한다.
2010년에는 남이 변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나 자신을 대화할 수 있는 사람으로 조금씩 발전시켜 가족들과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풍성해지는 새해가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