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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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벤자민 카도조 고교 9학년 강예은 양

2009-11-1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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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 반년만에 학년 최고성적 차지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정치 문제로 뉴욕 사회가 시끄럽던 요즘 마음을 채우는 향기와도 같은 학생을 만났다. 또박또박 자신의 비전과 미래에 대해 말하는 그의 자신감이 아직 16세 어린 소녀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현재 벤자민 카도조 고등학교 9학년에 재학 중인 강예은(16)양. 올해 초 뉴욕에 이민 온 뒤 플러싱 크리스천 중학교에 입학, 1학기 만에 언어 장벽을 뛰어넘어 학년 최고 성적을 차지했다. 이후 현재까지 학년 최고 성적을 유지하고 있으며 교내 골프팀 주전선수로도 활동하며 미국 생활에 착실히 적응하고 있다.

강배성, 김진선씨의 외동딸인 강양은 1994년 9월21일 생으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생후 10개월이 됐을 때 가족 모두 일본 오사카로 이주, 6년간 거주했다. 유아원에 다닐 정도로 어린 나이였지만 언어에 남다른 재능이 있었던 그는 당시 일본 거주 시 습득했던 일본어를 아직까지 유창하게 구사하고 있다.이후 서울로 돌아온 그는 2001년 서울 종로구에 소재한 상명대학 부속초등학교에 입학, 교내 중창단 리더로서 활동하며 전국 각종 콩쿨에서 10여 차례 최우수상과 대상을 수상했고 교내 현악콩쿨에서 바이올린 부문 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2006년에는 KBS ‘누가 누가 잘하나’ 스승의 날 특집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상을 수상했다.


2007년 상명대학 부속 여자 중학교에 입학한 뒤 뛰어난 지도력을 발휘한 강양은 미국으로 유학을 오기 전까지 1, 2학년 모두 학년 전체 회장을 역임했다.
음악을 비롯한 예술 분야는 물론 언어 부문에도 큰 소질을 가지고 있었던 그는 전국 문예 백일장과 교내 산문부문 에세이 대회에 참여해 최우수상을 각각 수상했고 영어 작문, 말하기 대회에도 참여해 1등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는 지난 10월에는 학교에 사진부를 만들기도 했다.

어머니 김진선씨에 따르면 강양은 중학교 시절 ‘동갑내기 과외 하기’로 학부모들 사이에서 큰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한 예로 전교 140등 하는 친구의 공부를 도와 전교 50등으로 올려놓기도 했다.이 같이 한국에서 뛰어난 학업 성적 및 리더십을 보인 강양의 미국 유학 결정은 이례적인 것이었고 본인은 물론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들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
한나라당 홍정욱 국회의원의 저서 ‘7막7장’을 읽고 어린 시절부터 보다 넒은 세상에 도전하고 싶었던 그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국에서 선진교육을 접해보고 싶어 2008년 12월 미국 유학을 결심하게 된다.

처음 미국에 왔을 당시 수업을 알아들을 수 없고 영어를 잘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했지만 결국 피나는 노력 끝에 반 년 만에 학년 최고 성적을 얻게 된다.그는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무조건 책을 끝까지 읽었다고 한다. 본인만의 공부 방법을 터득한 것이다. 읽어야 할 분량도 많았고 사실 이해하기도 힘들었기 때문에 중복 되는 일부 단어의 뜻만 찾아보고 계속해서 반복해서 책을 읽었다고 한다.“작은 꿈도 소중하지만 구체적인 비전을 가지고 큰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꿈은 누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하는 것입니다.”법대에 진학해 인권변호사로서 활동하고 싶다는 그가 앞으로 10년 뒤 뉴욕을 넘어 세계에서 소외 받는 계층을 위해 활약하는 멋진 모습을 기대해 본다. <윤재호 기자>
HSPACE=5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추억을 만들고 싶어 사진을 공부하기 시작했다는 강양이 카메라를 들고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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