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근백 후보 2514표 득표에 그쳐

2009-11-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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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정계 자력진출 또 실패

▶ 핀 도넬리 후보 당선…NDP ‘텃밭’ 실감

코퀴틀람-뉴웨스트민스터 선거구 ‘11·9 보궐선거’

코퀴틀람-뉴웨스트민스터 선거구 보궐 선거에 자유당 후보로 출마한 이근백씨가 오타와 진출에 실패했다.
9일 치뤄진 선거 결과 이근백 후보는 2,514표(10.3%)를 얻는데 그쳐 12,129표(49.6%)를 얻은 신민당(NDP) 핀 도넬리 후보에게 패배했다. 보수당 다이아나 딜워스 후보는 8,753표(35.8%)를 획득했다.
이날 함께 치러진 전국 세 곳의 보궐선거에서 보수당은 노바스코샤와 퀘벡당(블록퀘벡)의 아성인 퀘벡에서 승리해 2석을 추가했다. 나머지 한석은 퀘벡당이 차지했다.
이번 도전은 작년 10월 보수당으로 출마한 연아 마틴 상원의원이 1500여 표 차이로 신민당 후보에게 패배한 이후 두 번째 실패여서 큰 아쉬움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당초 3당 후보의 접전이 예상됐으나, 막상 개표가 시작되자 신민당의 우세가 초반부터 뚜렷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한인 중앙 정치 진출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측면과 함께 향후 정치 진출을 꿈꾸는 한인들에게 길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중요한 교훈은 한인 표만 응집해서는 중앙무대에 진출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해 졌다. 캐나다는 후보보다 정당을 중심으로 투표를 한다. 이번 선거결과는 유권자들의 정당 중심 투표 성향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특히 9일은 날씨가 좋지 않아 젊은 층이 투표를 기피해, 정당 중심 투표가 두드러졌다. 정치에 꿈이 있다면 대학시절부터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 맞는 정당에 가입해 꾸준히 정당 활동을 하며 지역에 자신의 이름을 알려야 한다는 점도 이번 선거의 교훈이다.
또한 주류사회의 지지와 협조를 얻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이번 선거 결과는 말해준다. 일부 한인들의 경우 ‘한인들이 응집하면, 다른 커뮤니티의 반발로 오히려 역효과를 줄 수 있다’며 걱정했다. 또 젊은층 유권자를 중심으로 ‘캐나다 시민이 된 이상 같은 민족이라고 무조건 지지하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근백 후보 캠프 관계자는 한인 자원봉사자들과 백인 자원봉사자들 사이에 선거 전략과 관련해 의견충돌이 있었다며 캐나다와 한국의 이질적인 선거 운동 방식, 제도 차이 등으로 조직력 발휘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꼭 선거를 위해서가 아니라도, 평소에 한인과 주류사회를 연결할 수 있는 행사, 모임을 꾸준히 열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필요 하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한인커뮤니티는 연아마틴 상원의원을 제외하고 한인 사회의 이익을 대변할 정치인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캐나다는 선거를 통해 커뮤니티를 대표할 수 있는 인물을 오타와로 보내야 제대로 중앙정부에 한인의 정치적 의사를 전달 할 수 있다. 선거를 통한 한인 정치인의 필요성은 그래서 절실하다.
이근백 후보는 선거기간 동안 젊은 한인 자원봉사자들이 선거에 나올 때가 되면 나 보다 훨씬 쉽게 선거 운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민자로서 언어, 문화적 어려움을 설명할 때도 많았다. 결국 젊은 한인2세들이 꿈을 가지고 직업 정치인의 길에 들어 설 수 있도록 한인 사회가 지원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교훈을 얻게 된다. 시의원부터 출마해, 정치적 경험을 쌓고 연방정부 진출을 노릴 수 있도록 이젠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해야 할 것이다.
/이정현 기자 vancouver@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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