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가을

2009-10-30 (금) 12:00:00
크게 작게

▶ 정두경 워싱턴 문인회

해마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똑같은 계절이지만 모든 사람이 다 같이 맞이하는 가을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것 같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하지만 봄에 씨 뿌리지 아니 한 사람 이를 기대할 수 없다.
가을은 등화가친 독서의 계절이다. 하지만 책을 읽지 아니 한 사람 이를 바랄 수 없다.
가을은 천고마미의 계절, 가을 하늘 같이 높푸른 꿈과 이상을 키우고 건강을 살피는 계절로 삼아야 할 것이다.
가을은 스포츠의 계절, 운동으로 굳센 심신을 연마하는 가장 좋은 시즌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가을은 여행의 계절, 여행을 통한 넓은 견문과 세계를 이해하는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가을은 단풍과 낙엽의 계절, 단풍 낙엽과 열매는 다음 봄 새싹과 번성을 기약하고 생명의 근원인 뿌리에 돌아가 비옥한 양분으로 희생되는 자연의 교훈은 우리 인생 귀소본능과 윤회전생설과 일치됨을 볼 수 있다.
어찌 되었든 오곡백과가 무르익은 가을은 물심양면으로 풍요로움을 만끽하는 계절이다. 하지만 차가운 겨울의 문턱에서 이에 대비하는 검소한 생활의 지혜와 노력이 필요한 계절로 생각된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