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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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프업/ 유엔국제학교 7학년 손원익 군

2009-10-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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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아침 NYT읽으며 외교관 꿈 키워요

척수 수막염으로 휠체어 의지하지만
공부.스포츠.음악 ‘만능 재주꾼’
작년 스트라이드 스키대회서 금메달 따기도
HSPACE=5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님에 버금가는 훌륭한 외교관이 되고 싶습니다.”
맨하탄 미드타운에 위치한 유엔국제학교(UN International School) 7학년에 재학 중인 손원익(12) 군의 장래 희망은 외교관이 되는 것이다.

“세계 각국의 문화를 존중하며 인류의 평화를 위해 외교를 펼치는 직업은 생각만 해도 매력적인 것 같아요.”손 군이 이같은 꿈을 품게 된 것은 킨더가튼부터 유엔 산하 사립학교인 유엔국제학교를 다니며 알게 모르게 받은 영향이 크다. 유엔에서 근무하는 외교관 자제들이 많이 다는 학교인데다 학교 특성상 인류와 문화의 다양성에 관해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세계에는 수많은 인종과 국가, 문화가 존재하고, 이 때문에 많은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다문화의 소통, 인류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일해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는 게 손 군의 설명이다. 물론 유구한 역사와 아름다운 문화를 보유한 코리아를 더욱 널리 알려 세계를 이끄는 외교 강국으로 만들어 보고 싶은 것도 외교관이 되고자 하는 또 다른 이유 중의 하나다. 손 군은 이미 학교내에서 코리아를 알리는 민간 외교 대사로 맹활약 중이다. 타 인종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에게 세종대왕과 한글의 우수성을 알려오면서 몇몇 친구들의 에세이에 한글 얘기가 포함되는 큰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손 군의 어머니 한영지씨는 “어렸을 때부터 척추 수막염을 앓아 휠체어를 타게 된 원익에게 ‘이 세상은 수많은 다양함으로 구성됐으며 공존하며 함께 살고 있다’는 개념을 심어주고 싶어 유엔학교에 보내게 됐는데 기대대로 잘 성장해 주고 있다”면서 “몇 년 전부터 외교관이 되겠다며 매일 아침 뉴욕타임스를 거르지 않고 읽는 모습을 보면 기특할 뿐”이라고 말했다.사실 원익 군은 어머니 말대로 학교 내에서 휠체어를 이용하는 유일한 학생이지만 공부면 공
부, 스포츠면 스포츠, 음악이면 음악 등 어는 것 하나 타 학생들에게 뒤지지 않는 만능 재주꾼이다.

학업성적은 미 전국에서 상위 1%에 속할 정도로 학교에서는 수재로 통하고 있다. 특히 에세이 부문은 고교생 이상의 실력을 갖추고 있어 선생님들도 감탄할 정도다. 스포츠 부문에서는 모노 스키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3년전 시작했지만 지난해에는 뉴욕 업스테이트에서 열린 스트라이드 스키 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수상하며 대회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올해부터는 모노 스키팀에 정식으로 합류해 활동할 계획을 갖고 있다. 취미생활로 1학년 때부터 배워 온 바이올린 연주도 수준급이다. 뉴저지 리틀 오케스트라 창단 멤버로 활동 중인 원진 군은 교내에서도 바이올린 연주를 맡고 있다. 지난해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유엔을 방문했을 당시 바이올린 연주자로 선발돼 유엔에서 연주를 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원익 군은 “공부 뿐 아니라 스키나 바이올린 연주도 남들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하고 싶어요, 보다 훌륭한 외교관이 되기 위해서는 예체능도 잘해야 되지 않을 까요”라고 반문하며 활짝 웃었다.<김노열 기자>
HSPACE=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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