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글과 한자

2009-10-08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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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두경 워싱턴 문인회

오는 10월9일은 563주년이 되는 한글날 이다. 이 날을 맞이하여 과거 한자문화권에 속했던 우리나라로서 한글과 한자, 한국어와 한자와의 관계를 또 한 번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 된다.
70%의 어원이 한자에 있는 우리말과 한자는 역사와 문화적으로 분리 할 수 없는 숙명적 관계이다. 한글은 그리스 로마, 일본 가나와 같은 표음문자에 속하며 한자는 표의문자로서 고대 이집트 문자와 같은 상형문자이다. 또한 고대 한자는 일명 갑골문자라고 칭한다.
우리 고유의 문자가 없던 옛날엔 중국 문자인 어려운 한자를 사용 하였으나 이는 귀족 문자로서 상류층에만 유통 되었고 신라 설총이 집대성한 이두는 한자의 음과 뜻을 빌어 우리말로 표기한 문자로 19세기말까지 사용 하였으나 이 역시 어려워 일부 중류층과 왕실 등 상류층에서 사용 했던 문자로 일반 백성은 사용하지 못한 문자로 기록은 전하고 있다.
이와 같이 문자 없는 백성의 어려움과 불편함을 가엾게 여긴 세종께서 창제 하신 훈민정음은 우리 고유의 독창적인 글자로 세계에서 가장 쉬운 과학적인 문자로서 말과 소리를 가장 많이 표현 할 수 있는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최근 저 멀리 인도네시아까지 수출되었음은 해외 진출의 효시로 우리의 긍지와 자부심을 한층 높여 주고 있다.
하지만 영어의 국제화가 선진국의 언어라는 점에서 한글의 세계 진출도 막강한 국력을 바탕으로 한 높은 문화 수준과 거대한 경제 대국만이 그 필수적 조건임을 전제 되어야 한다.
어찌 되었든 우리말의 뿌리인 한자의 지식은 우리 언어와 연결되며 이로 인한 수준 높은 이중 언어는 학문과 사회 진출에도 보다 넓은 문호가 되리라 믿는다.
정부 수립 후 한때 한글 전용 장려 시범으로 발간한 모 신문도 많은 독자 이탈로 인하여 다시 한자 혼용으로 복귀한 사례는 한글과 한자의 본질적 관계를 잘 말 해 주고 있으며 현재 한국과 일본의 한자병용도 양국의 문화적 배경에 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여하튼 탄생에서 부터 가진 수난과 시련 속에서 성장 했기에 강인한 우리의 보배로운 글, 앞으로 더욱 갈고 닦아 더욱 빛나는 자랑스런 문자로 발전 시켜야 할 주체는 바로 우리 모두에게 있음을 강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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