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미국에서도 온라인 뱅킹이 대세인 듯하다. 전기료를 포함해서 전화 요금, 크레딧 카드 비용, 텔레비전 시청료까지 온라인으로 납부를 하니까 우표와 수표를 쓸 일이 없다. 온라인으로 하다 보니 믿거라 하고 총액만 훑어보고 은행잔고가 충분한지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지난 해 초 전화, 텔레비전, 인터넷을 통합한 파이버옵틱(광통신망) 서비스를 이용하면서부터는 고지서보다는 은행입출 기록만 검토하는 편이다.
오늘 아침 우연히 지난 달 고지서를 보고 평소보다 많다 싶어서 자세히 들여다보니 ‘코리안 채널’에 24.99달러가 부과되었다. 신청한 일이 없었으므로 통신회사 고객 담당서비스에 전화를 했다. 이것저것 누르라는 대로 숫자를 누르고 불러주니, 상담원과 연결이 됐다.
신청한 적이 없는 채널에 대한 요금이 부과되었으니, 채널을 취소하고 지난달까지 부당하게 부과한 요금을 크레딧으로 돌려달라고 했다. 상담원은 “기록을 보니, 올 3월부터 차지가 되었다. 너의 ‘프로파일’을 보니까 한국채널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와 있는데, 이 항목을 지우고 채널을 취소하겠다. 이번 달은 조정이 되지만 지난 달 요금에 대해서는 크레딧을 줄 수 없다”고 했다.
신청한 적이 없다고 하니 상담원은 우리 회사에서 올 1월 1일 부터 90일 동안 무료로 시청하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통보를 받은 적이 없다. 내가 전화를 해서 취소했어야 된다는 말이냐? 있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취소할 수 있냐고 따졌다. 상담원은 그건 아니지만, 고지서를 자세히 보고 부당 청구라면 곧바로 전화를 했어야 했다며 몇 개월이 지나서 연락한 것은 우리 책임이 아니라고 했다.
통신회사와 요금이나 서비스에 관해서 전화해 본 사람들은 다 느끼겠지만 “수금은 확실하고 빠르게, 환불은 흐리하고 느리게,” “전화하면 이리 저리 뺑뺑 돌리기,” “고객 잘못으로 뒤집어씌우기,” “무한정 기다리게 하기” 등등 통신회사가 갖고 있는 패는 무한정인데 고객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더구나 영어가 서툰 이민자들은 지례 지쳐서 포기하기 일쑤다.
나는 (작전을 바꿔서) “회사에서 무료로 3개월간 배려를 했다고 했는데 내가 한국 채널을 좋아할 지 어떻게 알았나? 내가 코리안 아메리칸이라고 당신회사에 말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알고 한국채널을 내 허락도 없이 집어넣었나? 내 ‘프로파일’이 있다고 했는데 ‘프로파일링’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상담원은 (당황하며) ‘프로파일’을 지우겠다. 환불을 해주겠다며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전화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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