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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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 칼럼/ 3분간 동작중지!

2009-09-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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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군에 “3분간 전원 동작중지!(3 Minutes All Still!)라는 규정이 있다. 작전 중인 군함이나 잠수함 내부에 원인을 잘 알 수 없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함장은 즉시 ”3분간 동작중지!

“ 명령을 내린다고 한다. 3분 동안은 모든 엔진의 가동중지는 물론 승무원 한 사람도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한 마디도 하지 않는 침묵규정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3분간 동작중지“를 통하여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사람은 보통 이성과 의식의 힘을 통제하고 조절하는 힘으로 살아간다. 그러나 때때로 이성과 의식의 세계가 조용해지면 그동안 잠잠하던 무의식의 직관이 깨어나 빛나는 활약을 하게 될 때가 많다.

영국 해군의 “3분간 동작중지!“ 규정은 이런 현상을 이용한 창의적 발상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면 지금까지 이성과 의식의 힘에 눌려 안에 갇혀있던 무의식의 직관이 깨어나 자유롭게 활동하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우선 창조적 통찰력이 고조된다. 그리고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했던 창조적 아이디어나 기발한 생각이 솟아나면서 세계를 놀라게 하는 발견이나 발명을 이루어낸다.


“유레카(Eureka)로 유명한 아르키메데스가 좋은 예다. 시라쿠즈의 왕 하이로는 세상에서 가장 큰 금 순금 왕관을 가지고 싶은 소망이 있었다. 그래서 나라에서 제일 유명한 세공인을 불러다가 순금 10파운드를 주면서 90일 이내에 세상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왕관을 만들어 오라고 명령을 내렸다. 단, 순금 10파운드를 모두 사용해야 하며 어떤 불순물도 들어가면 안 된다고 엄명을 내렸다.

90일이 지났다. 세공인이 가지고 온 왕관은 왕이 원하던 바로 그것이었다. 흠잡을 때가 한 군데도 없이 그 모양이 아름답고 훌륭했다. 혹시 무게가 의심스러워 저울에 달아보아도 틀림없이 10파운드 그대로였다. 모든 것에 흡족한 왕은 세공인에게 큰 상을 베풀었다. 그 당시 왕의 신하 중에 아르키메데스라는 매우 총명한 신하가 있었는데 왕이 쓰고 있는 새 왕관을 보더니만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것이 아닌가. “아르키메데스, 왜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가?” “왕이시여, 왕관의 색깔이 많이 밝아 보입니다. 은이나 동 같은 불순물이 섞인 것 같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그대가 진실을 밝혀내어라. 만일에 진실을 밝혀내지 않으면 무고죄로 엄한 벌을 내리겠다. 단, 왕관에는 어떤 흠집도 내어서는 안 된다.”

그 이후로 아르키메데스는 밤잠을 이루지 못한 채 해답을 얻기 위해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으나 아무런 실마리를 잡지 못했다. 점점 근심과 고민만 늘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이었다. 밤새도록 연구를 거듭하다 몸이 지쳐서 좀 쉬려고 욕조에 들어갔다. 욕조에 몸을 담그는 순간 그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의 몸의 부피만큼 욕조안의 물이 밖으로 흘러넘치는 것이 아닌가. 그는 그때 떠오르는 무의식의 직관을 놓치지 싶지 않았다. 그래서 욕조 안에 그대로 머물러 있으면서 몸의 부피만큼 흘러넘치는 물의 변화를 측정했다. 그
리고 금과 은의 부피를 비교한 실험을 통해서 왕관 안에 상당량의 은이 섞였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연구실이 아닌 욕조 안에서 이렇게 쉽게 문제가 풀리다니!?” 그 순간 아르키메데스는 너무 기쁘고 감격했다. 그래서 자신이 벌거벗은 것도 모르고 “유레카! 유레카!(I found it!) 소리를 치면서 왕에게 달려갔다. 아르키메데스의 창조적 통찰력은 어디서 나왔는가. 이성과 의지의 긴장이 풀리고 이완되는 욕조 안에서 무념무상 쉼의 시간을 가질 때 무의식의 직관이 깨어나면서 창조적 통찰력이 섬광처럼 솟아나오게 된 것이다. 욕조 안에 조용히 머물러 있는 시간이 그에겐 “3분간 동작중지”와 같았던 것이다.

예수의 삶의 패턴을 자세히 살펴보라. 그분도 우리처럼 언제나 계속되는 긴장된 삶을 살았지만 결코 세상의 긴장과 소란과 복잡함에 묶이지 않았다. 그는 매일 아침과 저녁으로 홀로 조용한 곳으로 나가 깊은 묵상과 조용한 안식의 시간을 가지면서 무의식의 직관을 깨워 깊은 영성과 탁월한 통찰력을 얻었다.

뇌 과학자들에 의하면 사람이 자주 고요함이나 묵상의 시간에 머무르면 전두엽이 활성화되어 무의식의 직관이 깨어나는데, 이때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통찰력과 상상력, 추상력이 탁월하게 확장된다고 한다. 반면 고요함이나 묵상의 시간이 없는 사람은 생각이 짧고 조급하고 산만한 사람이 된다고 한다. 당신도 예수처럼 깊은 영성과 탁월한 통찰력으로 가득 찬 삶을 살기 원하는가. 예수의 조용한 묵상의 삶과 영국 해군의 “3분간 동작중지!”로부터 무의식의 직관을 깨우는 법을 배우라.

온누리순복음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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