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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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 칼럼 “일과 휴식”

2009-08-29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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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PGA챔피언십 경기의 마지막 날 게임에서 양용은 선수에게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한 골프의 황제 타이거 우즈는 이런 말을 남겼다. “내가 이번 경기에서 진 것은 쉼 없이 계속 달려 왔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충분히 쉬면서 경기에 임하겠다.”

타이거 우즈의 말은 쉼 없이 바쁘게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의미 있는 시사를 던져주었다. 현대인은 쉬어야 할 시간을 억지로 줄여서라도 일에 몰두하여 어떤 성과를 거두어야 유능하고 성공한 사람으로 평가받는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위험천만한 생각인가. 얼마나 무지스런 고집인가. 시골의 노인과 청년 두 사람이 산속에 나무 하러 들어갔다. 청년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열심
히 일했다. 반면에 노인은 번번이 쉬어가며 천천히 일을 했다. 헤질 무렵 저녁이 되어 두 사람이 나무 짐을 지게 위에 올려놓았는데 이게 웬일인가. 노인의 나무 단이 쉬지 않고 일한 청년의 것보다 훨씬 더 많았던 것이다.

청년이 놀라서 노인에게 물었다. “도무지 이해 할 수가 없군요. 저는 하루종일 쉬지 않고 일을 했고 노인께서는 번번이 쉬어가면서 일을 하셨는데 왜 제 나무 단이 훨씬 더 작은 것입니까?”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일세. 자네는 쉬지 않고 일만 했고, 나는 쉬는 시간에 도끼의 날을 갈았기 때문이야 자네도 앞으로는 쉬면서 무딘 도끼의 날 좀 갈게나.”


이 교훈은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그대로 적용된다. 현대인의 큰 약점은 일과 휴식의 패턴을 잘 지키지 못한다는 것이다. 쉴 새 없이 바쁘고 분주하게 사는 것이 미덕이고 잘 쉬는 것은 부덕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인 것이다. 창세기를 보라. 하나님께서 6일 동안은 창조의 일을 하셨고 7일째 되는 날은 안식하셨다. 그리고 인간에게도 6일 동안은 열심히 일하되 안식일은 일하지 말고 쉬라고 명령하셨다. 그리고 더 나아가 모든 종들과 떠돌아다니는 나그네까지, 짐승과 토지에 대해서도 포괄적으로 안식일을 적용할 것을 요구받았다. 또 애급에서 나와 하나님이 약속하신 가나안 땅으로 들어갈 이스라엘 백성에게 일주일에 하루는 반드시 안식하라고 말씀했다.

창조주 하나님도 7일 중에 하루를 쉬며 안식하셨는데 아물며 피조물인 인간이 쉬지 않는다면 말도 안 된다. 잘 쉬어야 한다. 잘 쉬는 것이 열심히 일 하는 것 보다 더 나은 행복과 성공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그런데 여기 문제가 있다. 많은 사람들이 “휴식”의 개념을 잘못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휴식‘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집을 멀리 떠나야 하고, 돈을 쓰는 소비지향적인 행위가 따라와야 휴식을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건 진정한 휴식이 아니다. 진정한 휴식이란 소비행위를 통해서 오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휴식은 그동안 분주하고 정신없이 살던 삶을 다시 정비하고 새로운 것으로 재충전 받는 시간을 말한다.

‘안식일’의 저자인 히브리 신비주의 신학자 아브라함 헤셀은 이것을 ”시간의 성화“라고 말했다. 다시 말하면, 세상에서 묻은 때를 깨끗이 씻고 영적으로 회복되어서 하나님의 뜻을 다시 발견하는 것이 진정한 휴식이고 안식이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이 안식일을 제정하시고 그 날을 거룩하게 하셨다고 했다. 그 날을 거룩하게 하셨다는 말은 인간이 안식일에 거룩한 일을 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휴식을 위하여 어디로 떠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행하느냐가 중요하다.

유대인들은 지금도 안식일이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이면 현관 입구에 안식일 상자를 24시간 동안 비치한다. 그 상자 안에 자동차 열쇠, 셀폰, 컴퓨터, MP3, 리모콘 등을 넣어놓는다. 그리고 가족들이 거실에 모여 말씀을 읽고 찬송을 부른다. 부모들은 자녀들과 덕담을 나누고 축복기도를 해준다. 어머니는 좋은 음식을 만들어 가족들을 즐겁게 한다. 모든 가족은 세상의 일에서 해
방되어서 하나님의 평안을 누린다. 이게 참다운 안식이요 쉼이다.
오늘날 기독교인들은 안식일을 주일로 지킨다. 주일은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고 찬양하고 예배드리는 날이다. 주일은 주님의 생명의 떡을 먹는 날이요, 눈을 들어 영원한 나라를 바라보는 날이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안식의 날에 무엇을 하느냐를 보면 안다.

김창만 목사 <온누리순복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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