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글 전용 안된다

2009-08-1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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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스 강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창제한 의도는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 말이 중국과 달라 한자와는 서로 통하지 않아서 이런 까닭에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내가 이를 가엾게 여겨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드니, 모든 사람이 쉽게 익혀서 날마다 쓰는 데 편하게 하고자 할 따름이다.” 한글이 아니고 우리글이다.
우리글은 알파벳이기에 세로, 오른편 가로, 왼편 가로 방향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사람이란 말을 ㅅ ㅏ ㄹ ㅏ ㅁ과 같이 위의 셋 방향으로 쓸 수 있다. 그런데 왜 세종대왕은 사각으로 모아썼는가? 그것은 중국 한자와 공용한다는 전제이다. 그 증거로서 훈민정음 원본이 그러하다. 한자를 쓰지 못하던 여자들과 무식한 아전 이외의 언문을 제외하고는 전부 우리글과 한자를 동등하게 공용해 왔다.
국제적으로 보아 중국, 대만의 한자 전용, 우리는 일본과 같이 한자 공용이다.
앞으로 한자 문화권의 나라들은 다 한자를 사용할 것이다. 왜 우리 한국만이 그 문화권에서 탈퇴를 할 작정인가?
여러 면에서 문화적 후퇴, 한맹이라 하겠다. 우리나라에서는 모든 것을 딴 나라에 앞서 가려 하면서 우리글만이 후진한다니 말이다.
한글이란 추상적 용어 대신 우리 민족의 피가 통하는 우리글로 돌아가자는 열렬한 제의다.
일본말은 우리말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우리말보다 더 배우기 어렵다는데, 지금 세계에서 영어, 불어, 독어 다음에 가는 제4의 국제어가 되어 있다.
한자와 섞어 쓰던 우리글은 세계 말 속이 들어갔는데, 한자 없는 한글은 그 존재가 희미하게 되어가고 있다.
중국어가 지금부터 50년 후에는 영어와 같이 세계어가 된다는데 그 때 우리글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한글전용은 문화 망국의 국책이다. 하루 빨리 우리글과 한자 공용으로 돌아가서 세계 문화국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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