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옛날에 금잔디

2009-08-08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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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아가다 보면 어느 날 외롭거나 생활이 우리를 슬프게 할 때 습관처럼 어떤 노래들이 입가에 맴돌게 된다.
그중 하나가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매기같이 앉아서 놀던 곳..”으로 시작되는‘매기의 추억’이다. 노래를 시작하기 전 마음은 벌써 아주 멀리 있던 우리의 옛날 고향으로 달려간다.
이 노래에 관련된 일화는 얼마 전 이튼 칼리지의 이요섭 교수가 소개한 적이 있는데, 꼭 한번쯤 나누고 싶은 이야기이다.
미국과 캐나다 국경 근처 한 카페에 오래전 버터필드라는 사람이 피아노 연주를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처녀 매기를 보고 한눈에 사랑에 빠지고 만다. 마음씨 고운 그녀는 그가 작곡하는 모든 음악이 모두 훌륭하다며 서로 사랑에 빠진다. 꽃피던 그해 봄 그들은 많은 사람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을 하게 된다. 꿈같은 신혼 생활은 캐나다와 미국을 오가며 달콤하게 익어갔고, 그들은 언젠가 세월에 밀려 그들이 늙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더라도 영원히 사랑할 것 약속했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인가. 이듬해 첫 아이를 낳던 매기는 아이를 낳자마자 세상을 떠났다. 미국 쪽에서 살던 버터필드는 아내를 그녀의 고향인 캐나다 쪽에 묻어 주기 위하여 기차를 탔다. 열차는 석양이 물드는 곳을 지나 어느새 캄캄한 밤 속을 달렸다. 오랜 시간 열차에 지친 사람들이 하나씩 곤한 잠에 빠져들었다. 그때 그의 아기가 울기 시작했고 울음은 그칠 줄 몰랐다. 그는 어찌해야할 지 몰라 쩔쩔매고, 사람들의 불만과 욕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당황한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사람들에게 정중히 인사한 후에 얘기했다.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이 아기와 나는 지금 아기 엄마의 장례를 치루기 위하여 캐나다로 가는 길입니다. 그런데 아기가 너무 울어서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모르겠습니다. 지금 아기엄마의 시신은 이 열차 화물칸에 있습니다. 부디 아기의 울음을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목이 메어 말하는데, 눈물이 어느새 얼굴을 덮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욕설을 퍼붓던 사람들이 일시에 조용해지고 모두 아기의 울음과 한 남자의 고통 그리고 슬픔을 함께 이해하고 나누는 듯 숙연해졌다.
달리는 기차 안은 기적 소리와 아기의 울음소리가 함께 퍼지며, 더 이상 아무도 입을 여는 사람은 없었다. 그후 그는 아내를 잊지 못해 이 노래를 작사해서 카페에서 부르기 시작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신문에 실린 그들의 얘기를 듣고, 그의 노래를 듣기위해 멀리서도 왔다.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매기같이 앉아서 놀던 곳- 물레방아 소리 들린다 매기 아- 아 희미한 옛 생각 - 동산 수풀은 없어지고 장미화는 피어 만발 하였다. 물레방아 소리 그쳤다. 매기 내 사랑하는 매기야. 옛날의 금잔디 동산에 매기같이 앉아서 놀던 곳 - 물레방아소리 들린다. 매기 내- 사랑하는 매기야 동산 수풀은 우거지고 장미화는 피어만발 하였다. 옛날의 노래를 부르자 매기 내 사랑하는 매기야.

이혜란
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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