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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10대들의 운전교육

2009-08-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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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성(JS 에듀케이셔널 컨설팅 대표)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레슬링 선수 헐크 호건의 아들 닉은 2007년 여름 플로리다에서 운전중 다른 차량과 레이싱을 벌이다가 크게 교통사고를 냈다. 함께 타고 있던 친구 존은 뇌에 손상을 입어 평생 병원신세를 지게 되었으며 그로인해 닉은 교도소에 수감되었었다. 당시 17살이었던 닉은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밝혀졌고 비록 소량이라고는 하지만 21세 미만은 법적으로 음주가 금지되어 있기에 크게 문제가 되었다. 또한 닉이 거의 다치지 않은 것과는 달리 옆에 있던 존은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있지 않아 돌이킬 수 없는 불행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뉴저지의 같은 동네에서 태어나고 자라 늘 함께 학교생활도 모범적으로 잘 해 나가던 조쉬아와 스티브는 곧 받게될 대학 합격통지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고 얼마남지 않은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있었다. 그 날 둘은 동네의 한 식당에서 스티브의 부모님과 저녁을 먹고 헤어진 뒤 잠시 근처의 서점에 들렀다 집에 가기로 했다. 평소에는 스티브가 주로 운전을 했지만 얼마전 스티브의 차가 고장난 관계로 그 날은 조쉬아가 엄마차를 타고 나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조용한 주택가의 저녁이라 차량이 거의 없었지만 과속과 운전경험 부족으로 인해 길가의 나무를 정면으로 충돌해 스티브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으며 조쉬아는 열흘간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2년전의 일이다.


내셔널 틴 에이저 운전통계에 의하면 틴 에이저의 사망원인 중 자동차 사고가 1위를 차지하며 다른 나이의 운전자에 비해 운전 첫해인 16세 때 가장 사고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셔널 고속도로 교통안전국 (NHTSA)의 발표에 따르면15세와 20세 사이의 운전자들과 관련된 교통사고가 한 해에 4백억 달러 이상의 큰 경제적 손실을 가져오고 있으며 10대 운전자들의 경우 운전경험 부족, 미숙한 판단, 휴대전화 사용, 과속, 음주, 시끄러운 음악, 안전벨트 불착용, 다른 틴 에이저와의 동승 등이 교통사고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 (올스테이트 화운데이션 자료).

각 주마다 세부적 내용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1990년대에 시작하여 현재 대부분 모든 주가 실시하고 있는 단계별 운전 면허증 시스템(Graduated Driver License System)은 10대 운전자들에게 정식 운전면허증을 발급하기에 앞서 단계적으로 조금씩 제한을 풀어주며 충분한 시간을 두고 운전과 교통법규에 익숙해 질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대부분의 주에서 3단계로 나누어
보통 15-16세에 운전허가증 (Permit - 운전시 21세 이상의 성인이 동승해야 함), 16-17세에 잠정적인 프로비져널 면허증 (Provisional License), 그리고 17-18세에 정식면허증 (Full License)을 발급하고 있다. 이는 10대 운전자들의 잦은 사고를 줄이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 또한 여러 교육기관에서10대의 운전교육을 위한 연구도 다방면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사우스 캐롤라이
나의 학군에서 적용하고 있는 클렘슨 대학교의 자동차 안전 연구소에서 개발한 이-크루저 커리큘럼(e-cruiser curriculum)은 6세 이상의 아이들에게 만화, 영화,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교통법규, 자동차와 자전거를 안전하게 타는 일 등에 대해 어릴 적부터 교육시킴으로써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존중하는 책임감 있는 운전자가 되도록 하는 일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복잡한 대도시나 인구가 밀집된 지역을 제외한 미국의 다른 지역에서는 자동차 없이 생활하기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부모들은 자녀들이 운전 면허증을 취득하기 전까지는 그들의 모든 활동을 위해 대부분 늘 함께 다녀야 하며 때문에 아이들이 운전을 시작한다는 것은 부모들에게는 너무나 반갑고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운전에 대한 올바르고 충분한 안전교육과 실습 없이는 너무나 위험한 현실에 자녀들을 노출시키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처음부터 안전을 염두에 둔 책임있는 운전을 습관화 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도와야 하며 자녀들이 친구들과 외출을 할 경우 운전은 누가 하는지,
운전자가 프로비져널 혹은 정식면허증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등을 체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학교측과 정부가 나서서 틴 에이저 운전자를 위한 안전운전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법을 만들어 시행하는 등 10대의 교통사고를 최소화하고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역시 아이들의 운전교육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부모의 교육과 관심이다. 10대들이 안전한 여름방학을 보낼 수 있도록 자녀들에 대한 여러가지 안전교육을 새삼 당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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