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푹푹 찌는 더위…밤 잠 설친다

2009-07-3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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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위 피해 공공장소 찾는 주민 많아

▶ 새벽까지 열대야…최고 온도 40년 만에 깨져

보건당국, “탈수 현상 방지위해 수분섭취”


메트로 밴쿠버 지역의 무더위가 며칠째 이어지면서 주민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
기상청은 29일 오후 5시 경 밴쿠버 지역 온도가 섭씨 33.8도를 기록해 종전 최고기록인 섭씨 33.3도(1960년)의 기록을 깼다고 밝혔다.
이날 하루 동안 주민들은 뜨겁게 달궈진 집을 떠나 에어컨이 돌아가는 쇼핑몰이나 은행 그리고 공공장소를 찾아 더위를 식혔다.
자녀 썸머 스쿨을 위해 서울에서 왔다는 조모씨는 “밴쿠버의 날씨가 세계에서 가장 좋다는 말이 사실이냐”며 푹푹 찌는 밴쿠버의 더위에 혀를 내둘렀다.
버나비에 사는 한인 김모씨는 “이날 아들과 함께 한낮에 메트로타운에 나갔는데 평소와 달리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젊은 여성들과 노인들로 북적댔다”고 말했다.
또한 저녁을 준비하는 주부들도 집에서 불을 피우며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것보다 나가는 게 더위를 피할 수 있어 외식하는 가정도 많았다.
뉴 웨스트민스터 지역에서 스시가게를 하는 한인 업주는 “가게 매장에 설치한 에어컨의 용량이 작아 에어컨을 틀어도 날씨가 더워 별 소용이 없는 것 같다”면서 “더위를 피해 저녁 식사를 하러 나온 고객들에게 시원한 공간을 제공해 주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버나비 로히드몰도 이날 저녁 늦은 시간까지 인근 주민들이 더위를 피해 몰려와 북적거렸다. 특히 맥도널드는 이날 하루 동안 얼음 빙과류를 주문한 고객들이 많아 보유하고 있던 얼음이 동나면서 ‘얼음이 없다’는 문구를 현금인출기 앞에 붙여놓고 장사를 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기상청은 당분간 더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보함에 따라, 어린이나 노약자들의 경우 건강주의가 각별히 요구되고 있다.
그레고르 로버트슨 밴쿠버 시장은 “노약자들의 경우 더위를 피하는 게 중요하다”며 “냉방시설이 잘되어 있는 인근 도서관이나 커뮤니티센터 등을 애용해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BC주 보건당국도 “더위에 자칫 탈수 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연용 기자 vancouver@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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