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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 칼럼/ 월광 소나타

2009-08-01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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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악을 들으면 하늘에서 달이 내려오는 것 같다고 하여 월광곡이라는 별명이 붙은 베토벤의 “소나타”는 베토벤이 한 눈먼 소녀를 위해 봉사하다가 작곡한 곡이다. 베토벤은 전원산책을 무척 좋아한 음악가였다. 하루는 에로이카라는 언덕을 산책하고 있는데 근처에서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그래서 베토벤은 자기도 모르게 피아노 소리에 이끌리어 따라가 보았더니 어느 작은 오두막집에서 앞을 보지 못하는 소녀가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베토벤은 음악을 사랑하는 이 소녀에게 감동이 되었고, 이 소녀를 위해 무엇인가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두 사람은 친구가 되어 베토벤이 성가대 지휘자로 봉사하는 세인트 미가엘(Saint Michael) 교회에 함께 다니며 우정을 나누게 되었다.

이 교회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스테인드 유리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교회였다. 베토벤이 하루는 햇빛에 비치는 스테인드 유리창이 황홀하게 아름답다고 했더니 이 소녀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설명을 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베토벤이 온갖 미사여구를 다 동원하여 설명을 해도 소녀는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었다. 안타까워하던 베토벤이 그 아름다움을 표현하기 위해 피아노곡을 작곡하여 소녀에게 들려주었다. 그것이 유명한 피아노 소나타 월광곡(작품 제 27번, 1802년)이다.

이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살고 있다. 첫째는 자기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며 사는 개미나 꿀벌 같은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그저 자기 자신과 자신의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열심히 살아간다. 두 번째는 자신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하면서 남에게 해를 끼치는 거미 같은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남을 이용하고 사기를 쳐서 먹고 사는 반사회적인 사람이다. 며칠 전에 필라델피아의 한인 사회에 희한한 계(契) 사기사건이 있었다. 믿고 맡겨준 회원들의 돈을 다 끌어 모아가지고 하루아침에 바람과 함께 사라진 그 사람은 교회의 믿음이 좋은 권사였다고 한다. 한국인의 긍지와 신앙인의 정체성을 자랑하며 살아야 할 우리들이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왠지 모르게
마음이 슬퍼지는 것은 비록 나만이 갖는 느낌은 아닐 것이다.


세 번째는 포도나무 같은 사람이다. 과수(果樹) 중에 가장 많은 열매를 맺는 나무로 알려진 포도나무는 자기의 행복이나 번영을 위해서 살지 않는다. 포도나무는 아주 이타적인 봉사의 삶을 살아가는 특이한 나무이다. 강력한 광합성 작용을 통하여 대기 중의 폐기물인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고 대신 포도당을 생산하고 산소를 내뿜어 생태계의 생명을 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포도나무가 비록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남을 위한 봉사의 삶을 산다고 해서 그가 불행해지는 것도, 그 이름이 가려지는 것도 아니다. 창조주 하나님은 봉사의 삶을 사명으로 알고 살아가는 포도나무에게 장수의 복을 주셨다. 보통 포도나무의 수명은 75-100년 사이다. 좀 더 오래 사는 것은 150년까지도 산다. 마른 막대기 같이 별 볼일 없게 생긴 포도나무가 이렇게 오래 사는 이유는 그의 봉사의 삶에 대한 하나님의 특별 선물인 것이 분명하다.

인류의 메시아로 오신 예수님의 삶도 봉사의 삶이었다. 그는 자신이 봉사와 섬김의 삶을 살기 위해 이 땅에 왔다고 이렇게 말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마태 20:28). 베토벤의 대작 중에 대부분은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쓴 것이 많다. 그는 만년에 이런 말을 남겼다. “하나님은 나의 예술 속에서 다른 어떤 것보다 가까이 있다. 나의 예술을 가지고 타인을 위해 봉사할 수 있었다는 것은 어릴 때부터 나의 최대의 행복이며 즐거움이었다.” 베토벤이 음악의 재능을 가지고 앞을 못 보는 소녀에게 감동을 주었던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이 주신 재능을 가지고 어려운 이들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는 삶을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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