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션시티에서 느낀 삶의 소중함

2009-07-3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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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수희 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자연의 녹음이 짙어지는 눈부실 정도로 푸른 성하(盛夏)의 계절이다.
산새 지저귀는 소리, 나뭇가지 바람 흔들리는 소리에 귀 기울이면 내 가슴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마음의 여백이 넓어짐을 느낀다. 자연은 내 마음의 여유와 고요를 찾게 해 주는 것 같다.
무더운 여름 늘 바쁜 이민생활에 잠시 쉼표를 찍고 시원한 바다바람을 만나러 간다.
때로 몸과 마음이 왜 이렇게 답답한지 자연 속에 그냥 몸을 온전히 맡기고 싶을 때가 있다.
인간이 자연과 완전히 동화되고 자연의 일부가 될 수 있는 순간은 산과 바다 등 대자연의 경이로움에 빠졌을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외길로 달려가는 인생에서 잠시나마 여유로움을 갖고 느긋하게 쉴 수 있는 계절이 여름인 것 같다.
해마다 손자들과 메릴랜드 오션 시티에서 여름휴가를 보내는데 갈 때마다 바다에 대한 단상(斷想)이 달라짐을 느낀다.
하늘과 바다가 하나 되는 수평선 푸른 바다 위를 하얗게 나는 갈매기 떼...
동트는 새벽녘의 쏟아지는 햇살과 넓은 바다가 찬란한 황금빛으로 물드는 것을 보면 가슴에 충만한 감동이 일렁인다. 바다가 그림처럼 고요할 때도 있지만 그 표면에 파도가 최대한 자제해도 역시 크고 작은 파도의 출렁거림을 보게 된다. 그래서 인생도 언제나 희로애락(喜怒哀樂)속에서 파도같이 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인간도 자연의 작은 일부가 되어 물살과 어울리고 즐겁게 모래찜질도 하고 잠시나마 현실을 잊는다.
자연은 시간과 세월이 만들어내는 창작품이다.
들꽃 한 송이 피는 것도 아름답고 나무 한 그루에서도 삶의 지혜를 느끼지 않는가.
또한 자연을 통해 휴식과 건강을 얻는다. 숲속을 많이 걸으면 건강이 좋아진다고 한다.
자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의 몸을 치유해준다.
하늘과 땅은 만물이 쉬어가는 곳이라는 말이 있다.
춘하추동(春夏秋冬)의 사계절 순서는 절대로 착오가 없고 거짓이 없다.
우주의 대 법칙, 대자연의 질서 앞에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
오션 시티에서 잠시 여름휴가를 보내며 자연과 인생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내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푸르게 펼쳐진 대서양의 푸른 물결을 보며 인생의 유한함과 소중함 그리고 가족과 주변 친구, 친지, 등 모든 고마운 사람들을 생각해 본다. 감사와 사랑으로 남은 여생이 채워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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