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이 가는 길은
2009-07-23 (목) 12:00:00
꼭 자기 몸을 태워야
밝은 마음 빛일 수 있나
어둡고 삭막한 세월에
둔탁한 바람에 하늘거리는 불빛이
커다란 마음의 공간을 메울 수 있는지...!
고립된 현실의 속세에서 몸을 태우면
그림자 지우며 속내를 지피지만
넓은 시야를 밝게 모둘 수는 없는
눈물이 흐르다 멈춘 영면이겠지요.
촛불 위에 별들의 합창이 어우러진
테이블에서 눈빛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글라스에 붉은 포도주 입술에 머물 때
서로를 바라볼 수 있게 몸을 태우고 있는
촛불 속으로 함께 시야를 묻는 순간이
낭만의 행복한 세월 발걸음이 아닐까
촛불만 밝혔다고 세상이 다 밝아지나요
생각이 모자라 바람막이 못만들었으니
타는 생명이 죽어가는 순간도 가까운데
내일을 위해 밝은 마음을 기쁨으로
나누어 주는 것이 촛불같이 타는 마음 아닐까요...
유경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