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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수업 ‘효과 만점’

2009-07-0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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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 교육계에 확산 중인 태권도 수업의 교육적 가치를 인정한 첫 자료가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매사추세츠 소재 보위 메모리얼 스쿨(교장 노만 버거스)이 지난달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학년말 설문조사에서 학생의 80%가, 학부모들도 학년별로 95%~100%의 분포로 태권도 수업이 아주 만족스러웠다고 답했다. 학교는 2008년 가을부터 유치원~5학년까지 전교생 425명과 교직원에게 1년간 태권도 교육을 실시해 지난달 말 전원이 초록 띠 시험에 합격했다. 2008~09학년도 기준, 전국 4개주 50개교가 태권도를 체육과목으로 수업하고 있지만<본보 7월3일자 A4면> 전교생이 태권도 수업을 받기는 이 학교가 유일하다.

이번 조사는 미 정규학교의 태권도 수업에 대한 최초의 평가 자료인데다 태권도의 교육적 가치를 인정한 결과를 얻어낸 유일한 자료란 점에서 앞으로 태권도를 정규 체육 교과과정으로 채택하는 미 공·사립학교를 확대해 나가는데 있어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설문조사 결과, 재학생의 90%는 9월 학기 초에 비해 인내심과 끈기가 늘면서 해야 할 일을 제때 끝내고, 쉽게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려는 의지가 강해졌다고 답했다. 90%는 자기조절 능력이 좋아져 쉽게 화내거나 소리 지르는 일이 줄었다고 밝혔다.


85%는 태권도복을 입고 수업 받는 것이 좋았고, 90%는 다음해에도 태권도 수업을 계속 이어받아 한 단계 높은 띠를 따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학부모의 96%도 자녀들이 집에서 수업이 아주 흥미롭다며 태권도를 대화주제로 삼고 있다고 답했고, 내년에도 태권도 수업이 계속되길 희망하는 학부모도 학년에 따라 낮게는 95%, 많게는 100%까지 공감대가 조성됐다. 45%는 신발, 장난감, 옷 등 자녀들이 개인물품을 정리 정돈하는 습관이 놀랍게 좋아졌고, 부모와 형제자매를 대하는 태도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는 대답도 40%를 차지했다.

노만 버거스 교장은 “늘 산만하던 교실이 태권도 수업을 시작한 뒤로는 교사의 말 한마디에 바로 정돈되기도 하고 복도나 운동장에서도 학생들의 문제 행동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의 행동변화 뿐만 아니라 높아진 자신감 덕분에 재학생의 80%가 성적향상을 보였고 특히 과거 C-나 D+를 받던 학생들이 B+나 A-까지 성적이 눈에 띄게 올랐다며 태권도 수업에 대한 교직원들의 높은 만족도를 엿보게 했다.

버거스 교장은 “타 학교에서 8주 단기로 태권도 수업을 한 사례를 검토해보니 교육기간 동안에는 효과가 높았지만 교육이 끝나면 다시 예전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을 보고 단기보다는 장기적 차원의 교육이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전교생과 전체 교직원에게 1년간 지속적으로 태권도 수업을 받게 한 것이 주요했다”고 분석했다.

학교는 올 가을에도 전교생 대상 태권도 수업을 계속하며 수업 평가조사도 매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가정에서 자녀들과 함께 연습할 수 있도록 부모를 위한 태권도 교실을 마련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해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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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사진만 쓰면: 전국에서 유일하게 2008~09학년도에 전교생과 교직원 전원에게 태권도를 가르친 매사추세츠 보위 메모리얼 스쿨 전교생이 지난달 말 열린 초록 띠 시험장에서 태권도 시범을 보이고 있다. <사진출처=치코피 레지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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