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경기 여파 학생유치 애먹는 한인학원가 신풍경
7월 여름학기를 앞둔 뉴욕 일원 한인 사설학원가에 올 여름 신풍경이 감지되고 있다.
장기불황의 여파로 올해 여름학기 등록생 유치에 적잖이 애먹고 있는 학원들마다 조기등록 마감을 늦추는 대신 할인 폭은 예년보다 확대하고 있고, 모든 과목을 종합적으로 학습하는 과거의 ‘서머패키지’보다는 성적이 부진하거나 학생이 원하는 특정 과목만 선별해 등록할 수 있도록 구성해 학부모들의 재정 부담을 덜어주는 옵션 프로그램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4월말이나 5월초면 여름학기 등록생의 절반 이상이 조기등록을 하지만 올해는 주머니
사정을 확인하며 망설이는 가정이 늘어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조기등록 마감을 6월초까지라도 늦출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학원 관계자들의 한결 같은 설명이다.
또한 방학이면 영어연수를 위해 뉴욕으로 몰려들던 한국의 초·중·고교생들이 환율 영향으로 올해는 예년보다 많게는 절반가량 줄어든 반면, 거꾸로 이곳의 한인 동포학생들이 한국으로 향하는 비율은 과거보다 두 배 정도 늘어난 분위기다.퍼스트아카데미 김영희 원장은 올해는 유독 친지방문을 겸해 방학동안 한국에 가겠다는 학생들이 많다. 특히 이민연수가 짧은 학생들일수록 환율시세를 적극 활용해 한국의 SAT학원 등록을 희망하고 있어 한국의 학원정보와 인턴십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추가한 것이 차별화 전략이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쪼들리는 가정경제를 돕겠다며 맞벌이를 선언하는 가정이 늘면서 여름학기 정규과정 이후 오후에 추가되는 연장 프로그램에 등록하려는 학생들이 올해 눈에 띄게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CCB 학원의 김승환 본부장은 “여름학기 정규수업이 오후 3시에 끝나지만 오후 6시까지 3시간 동안 독서와 학습지도를 하는 추가 프로그램에 등록하겠다는 가정이 올해는 아주 많다”고 말했다. 한인 사설학원가의 올해 여름학기 등록비 시세는 오랜 불황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책정되고 있다. 일부 학원의 SAT강좌는 학생 유치를 위해 우수강사 영입에 지출되는 예산이 많아져 오히려 등록비가 소폭 인상되기도 했다.
학원들은 대신 할인 폭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학생 유치 전략을 펴고 있는 것도 최근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 되고 있다. 뉴욕아카데미도 예년에는 최고 할인 폭이 15%였지만 올해는 최고 50%까지 할인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다.
학원 관계자들은 “고학년 자녀를 둔 가정들은 대학준비로 선택의 여지가 없어 불황에도 아랑곳없이 여름학기 학원 등록은 오히려 예년보다 늘고 있는 반면, 가정의 경제사정에 따라 다소 시간적 여유가 있는 저학년 자녀의 등록은 미루려는 경향이 한인가정마다 올해 목격되는 대표적인 현상의 하나”라고 꼽았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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