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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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딤섬 장례식’ (Dim Sum Funeral)

2009-06-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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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 많은 아시안 가족 이야기

‘딤섬 장례식’ (Dim Sum Funeral)

어머니 장례식차 모처럼 4남매가 한데 모였다.

★★★


홍위병 출신의 중국계 여류 감독으로 현재 LA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나 치(51)의 서로 적대시 하고 또 자신들의 문제가 많은 장성한 4남매에 관한 드라메디다. 중국계 배우들이 주연하는 중국 영화지만 보편적인 내용과 함께 미국에서 사는 아시안들의 얘기여서 한국 사람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영화다. 그러나 참신성이나 독창성이 있다기보다는 구태의연한 감이 있다.

시애틀의 대저택에 사는 나이 먹은 미망인 샤오(리사 루)가 사망하면서 수십년 간 이 집에서 일해 온 미국인 가정부 바이올라(탈리아 샤이어)가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는 샤오 부인의 4남매에게 모친 사망소식을 통보한다. 그런데 4남매는 자기들을 서로 경쟁적인 관계로 키우고 또 독재적이었던 어머니를 ‘드래건 레이디’라고 부른다. 물론 이들은 그동안 어머니를 찾아보지도 않았고 또 서로들 사이도 안 좋다.


홍콩에 사는 장녀 엘리자베스(줄리아 닉슨)는 저널리스트로 어린 아들을 잃은 데다가 백인 남편과도 별거 중이어서 수심이 가득하다. 외아들 알렉산더(러셀 웡)는 뉴욕의 성공한 피부과 의사로 미스 타이완 출신의 아내 신디(켈리 후)와의 사이에 딸 하나를 두고 있는데 따로 정부가 있다.

2녀 빅토리아(프랑솨즈 입)는 시애틀에 사는 부동산 에이전트로 헤어진 흑인 남편에게서 얻은 어린 아들이 있는데 역시 어머니에게 늘 한이 맺혀 있다(그러나 이들이 왜 그렇게 서로 사이가 안 좋고 어머니를 미워하는지 그 이유가 매우 알쏭달쏭하다). 막내 메이메이(스텝 송)는 레스비언으로 홍콩의 싸구려 쿵푸영화 배우인데 애인(바이 링)과 함께 장례식에 참석차 오래간만에 귀향한다. 여기에 웬 노년의 중국인 차우(창 쳉)가 찾아와 자기를 어머니의 옛 친구라고 소개한다.

4남매를 모두 키운 바이올라는 이들을 맞아 어머니가 유언으로 중국 전통 장례식을 원하셨다고 알려준다. 그 기간은 자그마치 1주일. 영화는 이 1주일간 4남매가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 티격태격하다가 가족 간의 사랑을 재발견하고 또 어머니의 진실한 정체도 알게 되는가 하면 자신들의 제반 문제도 해결한다는 얘기. 그런데 이들 4남매가 가지고 있던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이 끝에 가서 모두 말끔히 해결되는 것이 너무나 인위적이어서 실감이 안 난다. 그리고 뜻밖의 플롯의 반전으로 해피엔딩.

선셋5(323-848-3500), 플레이하우스7(626-844-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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