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복한 그늘 아래서

2009-06-09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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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희 중앙결혼정보센터 대표

큰 나무는 큰 그늘을 만들고 작은 나무는 작은 그늘을 만들어 준다. 아이들이나 어른들도 더울 때면 시원한 그늘을 찾아 들어가려 하기 마련이다. 그늘 밑은 시원하기도 하지만 마음에 안정도 가져다준다. 하지만 그늘을 그렇게 찾아 헤매다가도 막상 그 아래서 고마워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더 나아가 내가 다른 사람을 위해 그늘이 되어 주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남녀의 결혼. 남자와 여자가 합하여 한 가정을 꾸민다는 것은 내가 그늘이 되어 상대를 편안히 쉬게 해 주겠다는 것이다. 결혼 선서, 예물 교환에는 그런 뜻이 담겨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그늘이 되어주겠다는 마음 없이 결혼을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행복감이란 깊은 만족감이다. 상대의 만족 없이 나에게 만족감이 찾아올 수 없는 일이다.
행복이란 단지 우리가 잠자며 꾸는 꿈이 아니라 그늘 밑에서 얻어지는 생활 속의 실감이다.
우리는 마음 속에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어 행복의 나무를 가꾸며 사랑의 열매를 기대해야 한다. 이 열매는 진실이요, 배려요, 이해이며, 용서다. 이런 열매들이 맺힐 때 우리 가정이, 사회가, 국가가 흐뭇한 보람의 감정에 젖어지게 된다.
결혼! 얼마나 엄숙하고 화려한 말인가? 하지만 이 말을 깊이 생각해 보고 결혼 생활에 들어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내가 그늘이 되어주겠다고 생각하고 결혼이라는 과정을 지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는 뜻이다. 상대의 좋은 외모가 나에게 좋은 그늘이 될지, 많은 재산, 학벌이 나에게 넓고 큰 그늘이 될지 의문이 생긴다.
흔히들 새 차를 사면 한 달이 즐겁고, 새 집을 사면 일년이 즐겁고, 결혼을 하면 3년이 즐겁다고 한다. 겨우 3년을 위해 80 평생을 망각의 길에 버릴 수는 없다. 생각을 하며 사는 사람이라면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런데 이기심이 양심을 둔화시켜 버리니 문제다. 이기심을 버리고 배려, 이해, 사랑과 용서의 감정을 키워갈 때 참 즐거움이 생겨나는데 말이다. 하늘에 별만 바라보기 보다 생활 속에서 즐거움을 창조해 내는 사람만이 행복을 소유할 수 있다.
이렇게 진실을 말할 때 마음의 즐거움이 있고, 서로를 이해할 때 마음의 후련함이 생긴다. 또 용서를 해보자. 여기에 자신감이 생동하게 된다.
들에 아름답게 피어있는 꽃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넓으신 한량없는 사랑을 본받아 서로에게 좋은 그늘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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