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풍선 매달아 집 띄워 “가자, 남미 정글로”
▶ 온가족 즐길수 있는 신나는 만화영화
칼(앞)과 러셀이 밧줄에 매달린 집을 끌고 정글을 관통하고 있다.
★★★½(5개 만점)
‘토이 스토리’와 ‘왈-리’ 등 만드는 만화 영화마다 빅히트를 하는 픽사의 10번째 작품으로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상상력 있고 우습고 신나는 노인과 소년과 동물들의 모험영화다. 그림과 색깔과 음성 연기와 음악 등이 다 훌륭한데 미흡한 것이 있다면 눈이 확 뜨여지도록 환상적인 면이 부족해 다소 구태의연하게 느껴지는 점.
미루었던 꿈과 뒤늦게 이루는 꿈에 관한 내용인데 두 주인공인 할아버지와 어린 소년 그리고 조연을 하는 큰 새와 아첨꾼 개 등이 그렇게 썩 크게 마음에 와 닿지 않는 것도 아쉽다. 많은 극장에서 입체영화로 볼 수 있다. 지난 일요일에 끝난 칸 영화제 개막작.
처음에 1930년대 극장에서 상영됐던 흑백 뉴스필름을 통해 남미 탐험가 찰스(크리스토퍼 플러머 음성)가 발견한 기이한 큰 새의 뼈가 가짜라는 것이 밝혀지고 찰스는 진짜를 찾아오겠다며 남미로 떠나는 내용이 소개된다. 이어 풍선장수 칼(에드 애스너)과 그의 작고한 아내 엘리의 일생이 둘의 어렸을 때부터 현재까지 파노라마식으로 쏜살같이 묘사된다.
둘은 모두 모험심이 강한 찰스의 숭배자로 함께 남미 정글 속의 패라다이스 폭포로 여행 간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이 꿈을 이루기 전 엘리가 사망한다. 그 뒤로 칼(굵은 검은 테 안경에 백발에 하얀 눈썹을 하고 주먹코에 각이 진 턱과 압력기로 눌러 놓은 듯한 몸을 한 칼의 모습이 스펜서 트레이시와 제임스 위트모어의 모습을 혼성한 것 같다)은 심술쟁이가 돼 집에서 두문불출하며 사는데 집 양 옆으로 고층건물이 들어서면서 칼은 퇴거령을 받는다.
그리고 칼은 집에 수천 개의 알록달록한 색깔의 풍선을 매달고 하늘로 난다. 엘리의 평생 꿈의 목적지인 패라다이스 폭포(베네수엘라와 브라질 국경지대에 있는 에인절 폭포를 모델로 했다)를 향해. 그런데 공중에 뜬 집에 불청객이 한 명 탔는데 그는 모험심 강하고 명랑하고 매사에 열심인 동양계 보이스카웃 러셀(조단 나가이). 그래서 78세의 칼과 8세의 러셀이 동반여행을 하게 된다.
집은 갖은 기상변화를 뚫고 고속으로 비행해 목적지에 도착한다. 그리고 칼과 러셀은 수십년 전에 찰스가 찾으러 떠났던 키가 크고 온갖 화려한 색깔로 장식된 깃털을 가진 다소 빙충맞은 새 케빈을 만난다. 두 사람과 케빈은 곧 친구 사이가 되는데 만화영화 ‘루니 튠스’의 로드러너를 닮은 케빈이 저지르는 갖가지 코믹한 행동이 우습다. 칼과 러셀은 이어 만나자마자 자기들을 사랑한다는 개를 동지로 삼는다.
이어 대형 비행선에서 사는 찰스가 케빈을 차지하기 위해 공격용 맹견들을 풀어 칼 일행을 습격하면서 모험과 액션이 요란하게 벌어진다. 많은 액션이 공중에서 일어나 현기증이 나는데 칼과 찰스가 하늘에 뜬 비행선 위에서 마치 에롤 플린과 바질 래스본이 벌였던 펜싱 대결을 연상케 만드는 결투장면이 익사이팅하다. 온 가족이 즐기시도록. 피트 닥터 감독. PG.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