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랭던(탐 행스)은 납치된 추기경들을 찾기 위해 바티칸과 로마 시내를 뛰어다닌다.
★★★(5개 만점)
바티칸 타겟으로 또 음모와 살인…
종교와 스릴과 미스터리를 두루 뭉실 엮은 작가 댄 브라운의 소설을 원작으로 3년 전에 론 하워드 감독이 만든 ‘다빈치 코드’의 속편. 역시 브라운의 소설이 원작으로 이 소설은 ‘다빈치 코드’보다 먼저 나왔으나 영화는 속편 식으로 만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보고 적당히 즐길 만은 하나 총기나 독창성이 부족한 평범한 액션 스릴러에 지나지 않는다. 바티칸을 무대로 역시 미스터리와 음모와 살인이 일어나는데 플롯이 마치 미리 찍어 놓은 점들을 따라 선을 긋는 식으로 공식적이요 빤해 진짜 스릴이나 긴장감을 느끼기가 힘들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으로 나오는 탐 행스가 이리 뛰고 저리 뛰다 보면 영화가 끝난다.
교황이 죽고 바티칸에서의 새 교황 선출을 위해 전 세계서 추기경들이 모여든다. 거의 동시에 스위스의 미립자 물리실험실에서 가공할 파괴력을 지닌 앤티매터가 도난당한다.
이어 바티칸 치안담당 형사가 하바드대의 기호학자인 로버트 랭던(행스)을 찾아온다. 형사는 랭던에게 저명한 4명의 추기경이 납치됐으며 납치범은 이들을 당일 하오 8시부터 시간마다 1명씩 살해한 뒤 자정에는 앤티매터로 바티칸을 날려버리겠는 협박전화를 남겼다는 것.
납치의 주체는 ‘일루미나티’로 이 과학자들의 단체는 200년 전에 바티칸으로부터 이단이라는 명분하에 박해를 받고 지하로 숨어들었는데 이제 복수를 시도하는 것이다. 그래서 랭던은 납치된 추기경들과 바티칸을 구하기 위해 로마로 간다. 전편에서 가톨릭 내부의 비밀결사 단체를 추적, 바티칸을 음모단체처럼 취급했던 랭던이 이번에는 가톨릭을 도와 바티칸을 지키는 자가 된다.
랭던은 이때부터 영화가 끝날 때까지 실험소의 이탈리안 여과학자 비토리아(아이엘레 주러-완전히 장식용으로 시종일관 행스 곁을 졸졸 쫓아다닌다)와 함께 시간과 겨루면서 자신의 특기를 이용, 사건을 풀기 위해 바티칸과 로마 시내를 비좁다며 뛰어다닌다. 그를 돕는 것이 바티칸 치안담당 경찰과 바티칸의 경호실인 스위스 근위대.
그러나 이들은 언제나 데드라인보다 몇 분 늦어 3명의 추기경들이 차례로 끔찍하게 살해된다. 살해 수단은 자연의 4요소인 흙과 공기와 불과 물.
랭던이 바티칸 지하의 도서관과 성당과 지하 무덤 등을 찾아다니면서 이리 뛰고 저리 뛰는데 이 과정에서 이 사람 저 사람들이 ‘일루미나티’의 단원으로 의심을 받게 내용을 꾸몄다. 교황 부재 때 바티칸의 업무를 총괄하는 젊은 신부 카메르렌고(이완 맥그레고)와 근위대 책임자 릭터(스텔란 스카스가드)와 교황 선출 선거 총책임자인 주도면밀한 추기경 슈트라우스(아민 뮐러-슈탈) 등이 그들.
짧은 몇 시간 동안 랭던이 바티칸과 로마 시내를 뛰어다니면서 사건을 푼다는 것이 도저히 시간상으로 맞지를 않는다. 그리고 끝은 낙하산 타고 성 베드로 광장으로 낙하하는 ‘검은 천사’가 나타나면서 터무니없이 싸구려로 처리됐다.
과학과 종교의 평화 공존 메시지를 지녔는데 그 처리가 감상적이요 멜로드라마 식. 바티칸은 이번에는 전편과 달리 공짜 선전효과를 내지 않기 위해 영화에 대한 비판을 삼가고 있다. PG-13. Sony.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