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인 세이버투스(왼쪽)와 울버린이 격투를 벌이고 있다.
★★★(5개 만점)
“너희들의 초능력 비밀 군대서 쓰마”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공상과학 액션영화 ‘X-멘’시리즈 전3부의 전편 격으로 또 다른 프랜차이즈를 만들기 위한 일종의 스핀-오프 영화다. 시종일관 액션과 모험이 빠른 속도로 진행돼 액션 팬들에게는 진수성찬과도 같은 영화지만 너무나 컴퓨터 그래픽에 의존해 아무리 공상과학 영화라곤 하지만 먼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보자마자 잊어버릴 영화로 감독은 채 2시간이 안 되는 상영시간 안에 너무 많은 인물과 얘기를 집어넣으려고 시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래서 흥미 있는 인물들이 캐미오식으로 쓰이면서 나왔다가 금방 없어지는데 전체적으로 서술방식도 일관성을 잃고 있다.
오프닝 크레딧 이전에 형제인 제임스 로간과 빅터 크리드가 가정의 비극과 함께 도주하는 장면을 통해 이 두 변종의 어린 시절이 설명된다. 이어 크레딧 장면에서 두 형제가 남북전쟁에서부터 베트남전에 이르기까지 군인으로서 싸우는 장면들이 빠르게 그려진다.
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때는 1970년대. 제임스는 화나면 손가락 사이에서 길고 날카로운 발톱이 나오는 울버린(휴 잭맨-제작 겸)이고 빅터는 날카로운 이빨을 한 잔인한 고양이과의 세이버투스(리에브 슈라이버)인데 둘은 거의 불사의 존재들. 이들의 초능력을 발견한 윌리엄 육군 대령(대니 휴스턴)이 둘을 설득해 비밀 군조직으로 초능력 변종들로 구성된 팀 X에 합류시킨다.
팀 X멤버들이 다양하고 재미있다. 쌍권총의 에이전트 제로(한국계 혼혈 대니얼 헤니)와 두 개의 장검을 젓가락 쓰듯 하는 웨이드(라이언 레널즈) 그리고 자유자재로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존(윌.리.엄)과 전기인간 브래들리 및 뚱보 프레드 등이 그들인데 이들이 철옹성과 같은 흑인 두목의 마약소굴에 침입해 벌이는 액션이 장관이다.
그러나 울버린은 팀 X의 횡포가 심해지자 팀을 이탈한다. 이로부터 6년 후 캐나다 로키에서 벌목꾼으로 일하면서 교사인 애인 케일라(린 칼린스)와 행복하게 살고 있는 울버린 앞에 다시 윌리엄과 세이버투스가 나타난다. 그리고 세이버투스는 케일라를 살해한다. 이로써 형제는 원수지간이 된다.
윌리엄 대령은 울버린에게 자기가 실험하고 있는 수십억달러짜리 정부의 초특급 비밀 프로인 ‘무기 X’에 참가, 불사의 존재가 돼 복수를 하라고 종용한다. 그러나 케일라의 살해에서부터 이 실험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은 음모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응한 울버린은 물탱크 속에 누운 채로 몸 속 모든 뼈가 금속이 되는 실험대상이 된다. 그리고 윌리엄 대령이 자기의 기억력을 말소하기 직전에 이곳을 탈출, 그 뒤로 울버린의 복수 행각이 이어지면서 특수효과에 의한 액션이 야단법석을 떤다.
울버린이 데드풀이 되어 다시 나타난 한 때의 동료 웨이드와 최후 결전을 벌이기 전에 그는 윌리엄 대령이 납치해 가둔 어린 변종들인 눈에서 화염이 쏟아져 나오는 스캇과 다이아몬드 방탄피부를 지닌 엠마 등을 구출한다. 이들은 이미 나온 ‘X-멘’ 시리즈에서 소개된 바 있다.
울버린과 데드풀의 결전은 대형 원자로 굴뚝 위에서 벌어지는데 울버린을 돕는 것이 세이버투스. 형제는 용감하였다.
감독 개빈 후드(2005년 오스카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남아공 영화 ‘초치’ 감독)는 울버린과 케일라의 사랑을 통해 액션 영화에 감정을 삽입하고 또 인물 등의 관계 묘사에 신경을 쓰는 등 작품에 다양성을 가미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미흡하다. PG-13. Fox.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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