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리즈 ‘로스트’에 나온 대니얼 대 김.
안나 역의 마리아 프리드만.
런던 로열 알버트홀 공연 ‘왕과 나’
주인공 ‘왕’역
ABC-TV의 인기 시리즈 ‘로스트’에서 김윤진과 함께 한국인 부부로 나오는 대니얼 대 김(40)이 오는 6월에 런던의 로열 알버트 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왕과 나’(The King and I)에서 주인공인 시암국(현 태국)의 왕으로 발탁됐다. 로저스와 해머스틴의 인기 뮤지컬인 ‘왕과 나’는 19세기 아이들을 여럿 둔 시암 국왕과 이 아이들의 가정교사로 취직한 영국인 미망인 안나 와의 인종과 문화 차이를 극복한 상호 이해와 존경 그리고 로맨스를 그린 노래와 춤이 화려한 드라마다. 이 뮤지컬은 지난 1956년에 율 브린너와 데보라 카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브린너가 오스카 상을 탔는데 ‘게팅 투 노 유’ ‘셜 위 댄스’ ‘헬로 영 러버스’ 등 주옥같은 노래들이 많다. 대니얼은 6월12일부터 28일까지 총 20회 출연하는데 상대역은 영국의 인기 뮤지컬 배우 마리아 프리드만이 맡는다. 현재 하와이에서 시리즈 마지막 시즌을 찍고 있는 대니얼과 단독으로 E-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오는 6월 매일밤 3천명 관객앞 공연
율 브린너 연기와 비교되는건 각오
언젠가는 셰익스피어 연극 연출 희망
항상 한국인 바르게 표현하려 노력
영화 ‘왕과 나’의 데보라 카와 율 브린너.
-먼저 ‘왕과 나’에 주연으로 발탁된 것을 축하한다. ‘로스트’ 촬영은 잘 진행되고 있는가.
▲모든 것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다. 극중의 나는 오랜 부재 끝에 다시 돌아오는데 나의 아내 선(김윤진)은 그동안 내가 죽은 줄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내가 살아 있는 것으로 발견되면서 이제 나는 나의 친구들과 아내를 찾으려고 애쓰게 된다. 내 역은 시리즈의 첫 에피소드의 역으로부터 너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나는 지금 그 역을 진짜로 즐기고 있다.
-어떻게 해서 ‘왕과 나’의 역을 맡게 됐는가.
▲제작자들이 LA에 있는 나의 에이전트들에게 내게 역을 주고 싶다는 전화를 해왔다.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극장 중의 하나인 로열 알버트 홀에서 공연되는 뮤지컬에서 주연을 맡게 돼 정말로 영광이다.
-당신은 과거 연극에 여러 번 출연했는데 뮤지컬 경험이 있는가.
▲연극학교에 다닐 때 노래와 춤을 조금 해본 적은 있지만 전문적으로 그 것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첫 뮤지컬 출연이 로열 알버트 홀처럼 큰 대규모의 극장에서여서 흥분이 되면서도 다소 신경이 쓰인다. 매일 밤 3,000명의 관객 앞에서 공연하게 된다.
-춤과 노래에 능한가?
▲나는 노래하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춤은 재미있다. 잊지 않고 월츠를 열심히 연습할 예정이다. 월츠는 요즘 많은 사람들이 잘 출 줄을 모르는 춤이다.
-리허설은 언제 어디서 시작하는가.
▲공식적으로는 5월부터 런던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나는 이미 내 역을 연습하고 있다. 매우 아름다운 극이어서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이 역으로 오스카상을 탄 율 브린너와 비교될 것이 염려되는가.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괜찮다. 그는 훌륭한 연기를 했다. 그의 모든 역량이 마음껏 빛을 낸 연기여서 50년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은 그를 왕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햄릿과 리어왕처럼 다른 배우들이 각기 역을 맡을 때마다 그 역에 미묘한 차이를 부여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때로 우리는 이렇게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그 역에 관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할리웃에서 소수계 배우들이 진지한 배우로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유감스럽지만 그것은 아직도 어려운 일이다. 우리들은 그동안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지만 아직도 장애가 너무 많다. 비결은 우리들과 뜻 있는 방법으로 함께 일하고자 하는 영향력 있는 소수계 배우들과 제작자와 에이전트 그리고 감독들이 많이 나오는 것이다. 지금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할리웃에서 중요한 것은 당신이 스튜디오에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피부 색깔에 상관없이 그럴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스타가 될 수 있다.
-당신은 능력 있는 TV배우다. 영화배우로도 성공할 계획이 있는가.
▲이 곳과 한국에서 만드는 흥미 있는 영화에 기꺼이 나오고 싶다. 그러나 내 경력이 보여주듯이 내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야기가 좋으냐 극중 인물은 흥미 있느냐 하는 점과 그 역이 한국인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이냐 하는 점이다. 이 조건에만 맞으면 그 것이 영화이든지 연극이든지 또는 TV이든지 상관없이 나올 용의가 있다.
-연극을 감독하고 싶다는 말을 들었다. 누구의 연극을 가장 좋아하며 또 연출하고 싶은가.
▲감독할 만한 연극은 너무나 많다. 그러나 나는 고전연극을 수업했기 때문에 특별히 셰익스피어를 좋아한다. 그의 작품을 내 나름대로 탐구할 아이디어가 있다.
-고등학교 때 다방면으로 스포츠에 능했다는 말을 들었다. 아직도 즐기는 스포츠는 무엇인가.
▲칭찬을 해줘서 고맙다. 나는 요즘 정기적으로 테니스를 치고 가족과 함께 매년 스키여행을 가려고 노력한다(하와이에서 스키 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역기를 들고 달리고 시간이 있을 때면 골프를 친다.
-당신은 언젠가 인터뷰에서 하와이는 교육면에서 아이들을 위한 천국이라면서 그 곳에 영구히 거주할 것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인가.
▲내 아내와 나는 아직도 그것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하와이의 특징 중 하나는 아시안 아메리칸들이 너무 많아 나는 마치 내 집에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모두 영어를 한다는 것만 제외하고는 아시안 사람들과 아시안 음식 등 마치 아시아에 있는 것과 같다. 나 자신과 같은 ‘재미교포’들에게는 천연의 집이다.
이런 사실 때문에 나의 아이들은(그는 두 아들을 두었다) 내 세대가 본토에서 경험한 한국인이어서 조롱당하는 일을 겪을 필요가 없다. 나는 그들이 언제나 한국과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기를 원한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배우들과 영화는 누구이며 무엇인가.
▲각기 다른 연기들을 나름대로의 이유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 너무 많아 말하기가 참 어렵다. 나는 배우들을 볼 때면 그들의 연기에서 내가 감탄할 수 있고 또 내 일을 위해 배울 수 있는 것을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물었으니 답을 해보겠다. 가만 보자: 클라이브 오웬, 덴젤 워싱턴, 모간 프리맨, 케이트 블랜쳇, 최민식.
영화: 사랑은 통역을 못해, 올드보이, 저수지의 개들, 파이란, 브라질, 욕망의 날개, 러브 액추얼리, 친구(나는 경상도 사투리를 듣기를 좋아한다. 그것은 내 가족을 생각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당신은 어떻게 당신의 두 아들이 그들의 한국 뿌리를 잊지 않도록 격려 하는가.
▲우선 하와이에 살고 있는 것이 그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을 너머서 나로서는 행운인 것은 내 아내가 아직도 우리 가족을 위해 한국 음식을 요리한다는 것이다. 내게 있어 음식은 한국 문화의 굉장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김치 같은 것의 맛을 안다는 것이 중요하다. 또 우리는 조금씩 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나는 그들이 결코 한국 뿌리를 잊으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의 부모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팬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나의 팬들 여러분, 여러분들은 제가 여러분들이 제게 보내 주시는 사랑과 성원에 얼마나 감사하는지를 모르실 것입니다. 일부 한국인들은 제 액센트를 비판한다는 사실도 잘 압니다(나는 아기 때 한국에서 살았습니다). 그러나 나의 진정한 팬들은 내가 한국인들을 바르게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내 진심을 알고 또 내가 앞으로도 최선을 다 하리라는 것을 알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도 저의 팬이 안 되신 분들은 곧 마음을 바꾸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박흥진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