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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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익 이터스’ (The Cake Eaters)

2009-03-1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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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적이며 생동감 주는 가족드라마

‘케익 이터스’ (The Cake Eaters)

상냥한 베이글(왼쪽)은 시한부 생명을 지닌 조지아를 사랑한다.

★★★


조용하고 아름다운 한 작은 마을에 사는 계급이 서로 다른 두 가족 구성원들 간의 관계와 그들 각자의 삶을 약간 얄궂으면서도 단순하고 소박하게 그린 아담한 소품이다. 감독은 곱고 깨끗하게 생긴 여배우 메리 스튜어트 매스터슨으로 그의 데뷔작.

뉴욕주 교외에서 찍은 꾸밈없는 촬영과 브루스 던과 엘리자베스 애슐리(참 오래간만이다) 같은 베테런 배우들과 젊은 배우들의 좋은 연기를 즐길 수 있는 약간 감상적이요 생동감 있고 또 조용하면서 진짜 같은 가족 드라마다. 너무 작아 누가 볼지 모르는 것이 탈.


얼마 전에 아내를 암으로 잃은 푸주한 이지(던)는 겉으로는 약간 모자라는 듯한 10대의 아들 베이글(아론 스탠포드)과 단 둘이 살고 있다. 이 집에 3년 전에 가수의 꿈을 품고 뉴욕으로 떠났던 장남 가이(제이시 바톡-각본 겸)가 뒤늦게 어머니의 사망소식을 듣고 귀가한다. 그런데 생전 어머니의 병간호를 했던 베이글은 배신자 형을 미워한다. 가이는 옛 애인을 찾아가나 그가 이미 결혼한 것을 발견한다.

한편 이들과는 다른 부유한 동네에 사는 15세난 조지아(크리스튼 스튜어트)는 신경퇴화병에 걸린 시한부 인생. 조지아는 자신의 운명과 화해는 했지만 자기를 과보호하는 어머니보다 혼자 따로 사는 자유사상가인 할머니 마지(애슐리)에게서 위로를 찾는다. 조지아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것은 섹스.

우연히 조지아와 베이글이 플리마켓에서 만나고 베이글이 조지아의 상태를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면서 둘은 가까워진다. 그리고 조지아는 베이글을 통해 자신의 육체적 소망을 풀려고 하는데 수줍음 타고 상냥한 베이글이 조지아를 진정 가슴으로 받아들이면서 조지아는 육체적인 것 이상의 것을 얻게 된다.

로맨스는 두 젊은 10대들에게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지와 마지는 오래 전부터 계급의 차이를 너머 서로를 사랑하면서 육체적으로도 관계를 맺어 왔다. 이 두 사람의 관계가 두 노배우의 진지하고 아름다운 연기에 의해 은근하면도 정열적이요 또 우습게 그려진다.

대조적인 것은 이지네 가족과 마지네 가족이 자신들의 문제들에 대처하는 모습. 이지네는 문제들을 속에 감추는 반면 마지네는 떠벌리는데 미국의 작은 마을의 서로 계급이 다른 사람들의 삶의 묘사가 야단스럽지 않고 직선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성인용. 일부 극장.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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