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내를 생각하며

2009-01-27 (화) 12:00:00
크게 작게
불가에서 생로병사(生老病死) 란 성어가 있는데 우리 기독교에서도 동의어로 짐작되는 인생유시종(人生有始終) 이란 말이 있다. 즉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은 바 된 인간이 아담의 불순종의 원죄로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일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은 삶을 마감하는 날이 반드시 찾아온다는 것인데 이제 사랑하는 아내를 저 멀리 떠나보내고 나니 그 슬픔으로 인한 말할 수 없는 그리움과 외로움이 마치 쓰나미가 몰고 오는 격랑을 마주하니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울며 그의 일주기를 맞이한 이 못난 놈, 그 누구도 심경을 촌탁할 수 없으리라.
나의 이민 생활 초기에 많은 도움을 주셨던 두 분 장로가 나와 같은 세대를 살아온 고령 후기이고 아내를 잃은 처지이다. 한 분은 일전 한국일보에 실린 그의 회고문에서 “4년 전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보낸 비극에서 탈피 못 한다”하였고, 또 한 분은 매일 아침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내의 묘지를 찾아 어제 오늘의 일들을 이야기하며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한다. 나는 고작 1년밖에 안 되는데 하며 자괴하는 마음마저 갖게 한다.
허나 하나님의 은혜로 수많은 시련을 극복하며 희망을 잃지 아니한 김 장로, 항상 수석 자리를 차지하며 달려 왔고 또 달리고 있는 그를 따라 나도 사랑하는 아내를 만날 날까지 푯대를 향해 달려가려 한다.

안국두 /게이더스버그, MD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