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의 변화는 시작됐다

2009-01-27 (화)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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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세 번이나 변할 정도로 미국에서 이민 와 살면서 여러 번의 대통령 취임식을 지켜보았다.
그러나 이번 오바마 새 대통령의 취임식처럼 감격적이며 가슴 뭉클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란 타이틀로 우리 같은 소수민족에게 많은 자부심과 희망을 주었다.
취임식 날 영하에 날씨에도 의사당 앞 광장은 수많은 군중의 열기로 화끈했다. 취임식이 열리는 장소에는 180만 명의 그 많은 사람이 몰렸는데도 질서정연했고 테러가 없었다. 뜨거운 환호와 기대로 세계 10억 이상의 지구촌 사람들이 TV로 생중계를 통해 오바마의 취임을 지켜보았다. 미국에서 TV로 취임식을 지켜보던 어떤 흑인 노인의 눈물 흘리는 장면이 신문기사에 보도되었다. 그 눈물은 과거 노예시절 맺혔던 한(恨)의 의미가 담겨 있었으리라.
그리고 오바마의 취임사도 감동 그 자체다. 현재의 모든 경제와 상황은 어렵지만 새로운 시대에 책임감을 갖고 역경을 극복하며 우리는 할 수 있고 우리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희망과 변화를 시도하는 우리(We)를 많이 강조하며 위기극복의 자신감을 주었다. 지난해 선거 유세 때도 오바마는 변화(Change)를 내세워 승리했다.
오바마는 아프리카 흑인 유학생의 아들로 태어나 편모슬하에서 자랐다. 특히 그의 외할머니는 성장과정에서 오바마에게 큰 영향을 끼치며 비전을 많이 가르쳤다고 한다. 오바마 가족은 여러 나라의 혈통을 받아 인종조합, 유엔가족이라 가족애가 누구보다 따듯하고 강했다.
또한 취임식 전날에는 보호시설인 사샤부르스 하우스를 방문하여 청소년들과 룰러를 들고 페인터 작업을 도와주며 ‘인간은 봉사할 수 있는 힘이 있어 위대하다’고 봉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8년의 권력을 잡았던 전 대통령 부시는 텍사스로 헬기에 오르면서 낙향하는 뒷모습은 권력이 순간에 없어지는 인생의 허무함을 느꼈다.
또한 오바마 못지않은 퍼스트 레이디 미셸도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열심히 공부하며 사회봉사도 하면서 대학교수까지 오른 인생의 행로도 감동을 준다. 취임식날 레몬색의 코트로 우아하게 멋을 낸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새 대통령이 세계경제와 전쟁수행이란 특수상황 속에서 불경기를 타개해 나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리하여 미국은 물론 글로벌 시대 세계 모든 국가가 서로 사이좋게 공존하는 평화와 공존의 시대가 열리길 바란다.
새 대통령 오바마의 성공과 행운을 빌어본다.

채수희
워싱턴 여류수필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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