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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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들 “집 하나 믿었는데…”

2008-10-0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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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가치 하락으로 은퇴살림 타격
은퇴 자금 25% 이상 날아가 버려
과열투자 금물 꾸준한 저축이 최고

최근 지속된 주택 시장의 가격 하락은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이후 경제생활에도 심각한 타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워싱턴 DC 소재 경제 정책 리서치 센터 보고서에 의하면 2006년 이후 시작된 주택 시장의 가격 하락으로 인해 4조달러 이상의 주택 에퀴티가 사라져 버렸다. 은퇴기에 들어간 대부분의 베이비부머에게 주택은 가장 소중한 은퇴 자금원. 다수가 별다른 저축이 없기 때문에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해 생긴 홈 에퀴티는 거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런데 거기에 큰 구멍이 뚫려버렸다.


더욱이 바닥을 모르고 계속 떨어지고 있어 내년이면 45세 이상 54세 사이 홈 오너들의 주택 자산 가치는 2004년에 비해 거의 25%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가격 하락이 심한 캘리포니아나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베이비부머인 경우 믿었던 자금원이 반쪽으로 줄어 은퇴 이후의 삶에 심각한 지장이 초래되게 됐다. 만약 모든 것을 주택에만 의존하지 않고 401(k)나 IRA 등에 은퇴 저축을 해왔다면 주택 시장의 붕괴가 치명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다들 부자가 된 것 같았는데 왜 지금 이런 지경에 처하게 됐을까.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최근 CNN 머니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주택 시장 침체를 경험하면서 많은 베이비부머들은 다음과 같은 교훈을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 과욕이 화를 부른다는 사실. 뜨겁게 달아오른다고 부화뇌동하여 달려들면 결국 빈손밖에 남는 것이 없었다. 뜨거운 분야에 투자해서 재산을 늘리기보다 줄이는 결과가 흔히 초래된다. 90년대 테크 주식이 뜨겁게 달아올랐을 때가 그랬고 이어 주택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뜨겁게 달아올랐을 때 다들 따라 들어갔다가 부자가 된 듯 하더니 결국은 빈손이었다. 무리하게 돈을 빌려 집을 사고, 고쳐서 높은 값에 팔겠다고 집을 사고, 뻥튀기를 위해 세컨드 홈을 샀다. 심지어 IRA 구좌서 현금을 꺼내 콘도를 사기도 했다.
올해는 천연자원 주식(6월30일 현재 29% 상승)과 귀금속(29% 상승), 에너지(26% 상승) 투자가 극성이다. 절대로 잃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런 고가 행진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언젠가는 터지고 만다. 과욕을 부리다 발목 잡혀 결국 재산을 줄이고 마는 사람이 또 나올 것이다.

두 번째 자본 이득이 저축을 대신 할 수는 없다. 대부분의 베이비부머들이 주택 가치가 올랐다고 이제 부자가 됐으니 저축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 엄청난 자산이 들어있는데 굳이 저축을 많이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할 법도 했다.
그러나 자산이 증가했다고 저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특히 자산 가치가 급등했을 경우 많은 경우 거품이 들어 부풀려진 것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부자가 된 것 같지만 일시적인 거품으로 끝나는 경우가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허다했다. 따라서 은퇴 자금은 착실하고 꾸준하게 저축해 나가는 것이 정석이다.

셋째 부채를 늘리는 것 역시 위기를 초래하는 잘못된 판단이었다. 집에서 에퀴티를 현금으로 많이 꺼낸 홈오너들이 지금 더 곤욕을 치르고 있다. 2002년부터 2007년 사이 홈오너들은 2조5,000억달러의 에퀴티를 캐시 아웃 재융자와 홈 에퀴티 론을 통해 꺼냈다.

이는 같은 기간에 주택 가치 증가의 거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엄청난 액수다. 에퀴티를 꺼내야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과연 그럴만한 응급 상황이었는지는 의문이다. 홈 에퀴티는 비상시나 은퇴 이후에 쓰도록 남겨 뒀어야 했다. 이번 주택 시장 침체가 던져주는 교훈은 적지 않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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