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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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혼란의 시장 속, 좋은 뉴스 놓치지 말아야

2008-09-1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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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금융시장은 혼동과 절망 그리고 단기간의 안정기를 거쳐 다시 더 큰 혼동으로 반복해가며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목표는 있지만 나침반 없이 이리저리 끝이 없이 항해를 하는 난파선과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말 몇 십 년 동안 건실하게 이어온 인디맥, 패니매, 프레디맥, 그리고 리먼 브라더스 같은 기업들이 부동산의 폭락과 경기불황으로 단기간에 무너져 가는 것을 보며 이번 사태가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하고 있다.

다행히 기름 값이 하락세로 접어들어 일반 소비에 도움을 주기 시작했지만 조금씩 회복의 기미를 보이는 부동산 시장에 금융 시장의 끈임 없는 악재는 아직도 판단의 기로에 서있는 셀러와 바이어에게 어떠한 방향도 제시하지 못한 채 불안감만 증폭시키고 있어 시장의 모습이 마치 거대한 동물이 살아서 강을 건너기 위해 조심해서 한발씩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오랜 세월이 흐른 후 다시 오늘날을 되돌아보며 다시는 현재의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래의 교훈이 되었으면 한다. 혼동의 고리를 끊고 다시 경제가 잘 나갈 수 있도록 인도해 줄 선장과 희망의 등대는 언제나 우리 곁에 나타날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리 멀리 있지 않기를 조심스레 기대한다.

이러한 금융시장의 대혼란 속에서도 다행히 몇 가지 좋은 징조들이 부동산 시장에 나타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가격은 소폭 하락하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판매량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진정한 부동산 시장의 바닥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지나치게 낙관을 할 정도는 아니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볼 때 가격하락과 판매량의 감소가 동반되어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것에 비하면 지금의 움직임은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물론 상대적으로 그만큼 가격이 내려와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잠재적 바이어가 늘어서 일 수도 있지만 조금씩 증가하는 판매량과 여러 데이터들이 바닥에 근접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어 부동산 시장의 바닥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물론 페이먼트를 하지 못해 집이 차압당할 위기에 있는 주택들이 올해 말 그리고 내년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지만 이러한 매물들을 소화하고 넘어설 준비된 바이어가 많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최근에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정부 인수는 주식 투자가에게는 안 좋은 소식이지만 부동산 모기지 시장에는 이자율 하락이라는 선물을 안겨주고 있다.
이는 비수기에 접어든 시기에 단비를 내려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판매량에 변화를 줄지 유심히 지켜봐야 될 것 같다. 지난 몇 년간 지나친 부동산 시장의 긍정적인 시각과 금융권의 안일한 생각이 최근의 사태를 몰고 왔지만 이제는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다시 한번 냉철하게 시장을 바라보기를 우리 한인들에게 권하고 싶다.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 판매량은 소폭이나마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LA카운티 북부의 최근 에스크로 오픈 숫자와 에이전트들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한인들의 움직임은 주류사회의 움직임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주류사회의 바이어들이 한인들과 비교해 상당히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이 최근 3~4개월 동안 보이고 있는데 이에 비해서 한인들의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필자가 앞서 여러 차례 지면을 통해 언급했듯이 부정적인 소식은 의심 없이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소식은 의심하고 보는 우리들의 자세에 있지 않나 싶다.

이러한 자세가 때로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앞서 나가는 사람들에 비해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신중함과 비관적인 생각은 다르다는 것을 명심하자. 기회를 기다리기 보다는 기회를 만들어 가는 우리 한인들이 되었으면 한다.
(818)357-7694

에릭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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