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도시장 건설사 울고 바이어 웃고
2008-08-21 (목)
2, 3년전 호황때 착공 물량 쏟아져
불경기탓 분양 안돼 자금 사정 압박
렌트 전환·값 인하 등 ‘당근’ 제시
바이어 ‘선택의 폭’ 넓어 구입 적기
지금이 콘도 구입의 최적기라는 부동산 시장 관측이 제기됐다.
첫 내집마련을 준비하고 있는 바이어들에게는 콘도는 주택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유지가 쉽다는 점에서 언제나 매력적인 대안이다. 전문가들은 2~3년 전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이루던 때, 착공된 콘도들이 현재 매물로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건설 시장이 동면기에 들어가 당분간은 콘도 신축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불경기 속에 콘도 분양을 위해 가격 인하와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건설회사들의 ‘나쁜 뉴스’가 콘도 바이어들에게는 최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좋은 뉴스’라는 분석이다.
골드웰-뱅커 LA지부 일레인 골든-길러 수석디렉터는 “현재 콘도 신축이 멈춘 상태이기 때문에 결국 콘도 공급은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콘도 매물이 가장 많고 그 매물들이 판매된 후에는 다음 부동산 호황기까지 콘도 공급은 잠정 중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콘도 붐이 일던 남가주 부동산 시장이 냉각기에 접어들면서 많은 건설회사들이 콘도 신축을 취소하거나 중단하고 있다. 또 분양가를 낮추거나 분양을 포기하고 아파트로 대여하는 등 개발업자들이 콘도 재고량을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콘도 개발은 주로 3~4년이 걸리기 때문에 현재 콘도 건설이 주춤하는 시장 흐름은 이미 2005년 중반부터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마켓포인트 부동산 어드바이저 알란 네빈 경제디렉터는 “홀튼(Horton), 센텍스(Centex), 레나(Lennar) 등 남가주에서 콘도 개발을 주도했던 대형 건설회사들은 이미 2007년 초반부터 새로운 프로젝트를 중단했다”며 “건설 중인 콘도 프로젝트들은 마무리 하겠지만 신규 프로젝트는 착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착공 예정이었던 LA지역 최대 콘도 개발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인 LA다운타운 그랜드 애비뉴 콘도(2,600 유닛) 건설 계획이 중단됐다. 그랜드 애비뉴 콘도 개발을 추진했던 건설회사는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자 프로젝트 추진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또 LA 카운티 북부의 샌퍼난도 밸리 지역의 콘도 건설도 대부분 중단됐으며 콘도 ‘핫스팟’으로 여겨졌던 노스 할리웃 지역에 완공된 20여개 콘도 단지는 건설사에 의해 분양 회사에 매각되거나 아파트로 전환됐다.
캘리포니아 건설업위원회에 따르면 남가주 대부분의 지역에서 최근 콘도 건설 허가 신청이 70%에서 60%로 감소했으며 샌디에고 카운티에서는 지난 2년동안 1건의 콘도 프로젝트도 추진되지 않았다. 실제로 샌디에고에 위치한 12개 콘도 대개발 회사들이 오렌지카운티와 리버 사이드 카운티의 사무실을 폐쇄했다.
샌디에고 어번 하우징 파트너스 셔먼 하머 회장은 “지난해 서브프라임 융자 파동이 발생한 이후에 콘도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됐으며 올 1월에 국제 금융시장에서 유동자금이 사라지면서 건설업계가 동면기에 접어들었다”고 지적했다.
일부 콘도 건설·개발 회사들은 분양에서 렌트로 전환하거나 분양을 위해 바이어들을 금전 혜택으로 유혹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어바인에 위치한 사례스-레지스 그룹은 어바인, 팜데저트, 패사디나, 애나하임의 콘도를 아파트로 전환해 렌트를 시작했다. 또 분양 가격을 내리거나 심지어는 콘도 바이어의 재산세를 면제해 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는 직장과 가까운 곳에 거주하려는 직장인들을 노린 비즈니스 디스트릭트에 인접한 콘도나 핵가족 주택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콘도가 앞으로 시장 경쟁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또 지금 콘도를 구매해 콘도 공급이 줄어드는 2~3년 후에 구매가 보다 높은 가격에 콘도를 판매하는 시나리오도 바이어들에게는 매력적이다.
◎바이어스토리
원베드를 원하는 신혼부부
콘도 구입시기: 2008년 6월
지역: 글렌데일 가격대:20만~25만
신축 콘도를 분양 받기 위해 1년 전부터 시장조사를 시작해 15~20개 오픈 하우스를 방문했다. 가격이 비싸 구입을 미루던 중에 27만5,000 달러에 나와 6개월 이상 거래가 되지 않고 있던 콘도를 24만4,000달러에 구입했다.
◎셀러 스토리
주상복합건물 콘도
콘도 완공시기: 2008도 하반기
지역: 버뱅크 엔터테인먼트 디스트릭트
가격대:40만~90만
건설회사는 고급 콘도를 원하는 젊은 전문직 종사자나 은퇴자를 겨냥해 콘도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유닛의 40%는 완공 전에 분양됐지만 나머지 유닛은 융자 기준에 맞는 바이어를 찾지 못해 거래가 지연되고 있다.
<김연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