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재학하는 롱아일랜드 노스포트 고교 학생 라운지에 자랑스러운 태극기가 게양되도록 힘써 이뤄낸 한인 2세 김종명군이 뿌듯한 표정으로 천정의 태극기를 가리키고 있다.
학생라운지 만국기에 태극기 빠진 것 발견, 교장 설득
롱아일랜드 노스포트 고교의 학생 라운지에는 지난달 19일부터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이고 있다.
이 학교 라운지에는 총 19개 국가의 국기가 높은 천정을 사방으로 둘러싸고 게양돼 있었지만 유독 태극기만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한인 2세 김종명(15·사진·미국명 사무엘)군이 학교와 담판을 지어 얻어낸 성과 덕분이다.
김군은 최근 한인 재학생이 꾸준히 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태극기만 걸려있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에 교장실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9학년 학년대표 회장을 지냈고 올 가을부터는 10학년 학년대표 차기회장으로 활동할 예정에 있는 등 평소 학교에서도 인정한 남다른 지도력을 다시 발휘한 것.
교장과 대화를 나누며 김군은 학생 라운지에 왜 태극기가 게양돼야 하는지를 설득력 있게 설명했고 마침내 교장은 태극기를 가져오면 달아주겠다는 약속을 했다. 김군은 곧바로 뉴욕한국문화원에 연락해 학교에서 원하는 크기의 태극기를 받아 교장에게 전달했고 드디어 10여일 전 깃발을 펄럭이는 자랑스러운 태극기를 학생 라운지에서 볼 수 있었던 것.
하지만 교장이 태극기를 달았다는 연락을 받고 학생 라운지를 찾았던 김군은 거꾸로 걸려 있는 태극기를 발견하곤 또다시 교장실로 달려가야만 했다. 어지간한 한인 1세들도 태극기의 위아래나 좌우를 구분하기 힘든데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지만 거꾸로 걸린 태극기를 도저히 간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평소 한국인에 대한 자부심이 큰 김군은 “한인들의 우수성을 알리는 뉴스를 접할 때, 그리고 삼성, 대한항공, 현대 자동차 등 미주에서 성공한 한인기업 광고나 제품을 대할 때면 늘 한국인임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군은 태권도 2단의 유단자로 뉴욕주 태권도 챔피언십 대회에서 최근 금메달을 획득했다. 학교 밴드에서는 트럼본 연주자로도 활약하고 있고 우등생 클럽 회장도 겸하고 있다. 또한 용돈을 털어 3년째 밀알캠프에 자비를 들여 참석해 한인 장애우 학생들을 돌보는 일에도 모범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장래 성공한 사업가가 되어 자신처럼 형편이 어려운 우수학생들을 후원하며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는 김군은 김제원·김남희씨 부부의 1남2녀 중 셋째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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