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최고 점수만 지원’ 학부모 부담 가중
2008-06-24 (화)
같은 날 치른 영어.수학.작문 3과목
무조건 한꺼번에 보내야
올 가을 11학년 진급 예정자부터 SAT 시험에서 높은 성적만 골라 자신이 지원한 대학에 보낼 수 있게 한다는 칼리지보드의 발표<본보 6월23일자 A1면>가 나오자 한인학생과 학부모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시험을 여러 번 치러 과목별로 높은 성적만 추려내 섞어 보낼 수 있는 방식이 아니라 성적을 고르더라도 같은 날 치른 영어·수학·작문시험 등 3과목 성적은 무조건 한꺼번에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응시 횟수는 원래도 제한이 없었기에 모든 성적을 제출하지 않아도 되면 시험 부담을 덜 수 있긴 하지만 같은 날 3과목 시험을 고루 잘 치르지 않는 이상 여전히 시험 부담은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가정형편이 넉넉한 학생일수록 시험 준비에 필요한 사교육비와 응시료 부담이 없어 그만큼 시험을 자주 치를 수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부유층 학생들은 높은 성적을 고를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반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칼리지보드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2회 응시까지는 응시 비용을 면제해주고 있지만 이를 3~4회 또는 그 이상으로 늘리는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 이상, 특정 소득계층에 이익을 주는 조치라는 비난을 면키는 어려울 전망이다. 원하는 높은 성적을 골라 보내고 싶으면 온라인이나 전화로 신청할 수 있고 별도의 서비스 비용은 부과되지 않는다.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응시한 시험의 모든 성적이 지원한 대학에 전달된다.
대다수 사립대학은 이미 모든 성적을 제출 받아도 이중 우수한 성적만 골라 입학심사에 반영하기 때문에 이번 변경 조치로 달라질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남가주대학(USC)을 비롯한 또 다른 대학들은 칼리지보드의 조치와 상관없이 모든 지원자에게 시험 성적 전부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 이번 조치의 효과가 얼마나 클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