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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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 최고점수만 제출

2008-06-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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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대입규정...올 11학년 진학 예정자부터 적용

올 가을에 10학년에 진학하는 고등학생들부터 가장 좋은 SAT 점수를 택해 대학에 지원할 수 있게 된다.

미 SAT 시험주관기관인 ‘칼리지보드’(College Board)는 20일 대학 수험생들이 치른 SAT성적 가운데 가장 우수한 점수를 대학 진학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SAT 성적 제출 규정을 오는 2010년 고교 졸업 예정자부터 적용, 시행한다고 밝혔다.

현재 대학들은 학생들의 모든 SAT 점수를 입학사정에 반영하고 있다.
이번 규정에 따르면 학생들이 여러 차례 시험을 치른 뒤 가장 좋았던 시험 성적을 선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과목별 성적도 시험 시기와 상관없이 선택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1차 시험에서는 영어 점수가 좋았고 2차 시험에서는 수학이 좋았다면 영어는 1차 시험 성적, 수학은 2차
시험성적을 선택해 대학 측에 제출할 수 있다.


칼리지보드측은 학생들이 여러차례 시험을 치른 뒤 최고 점수를 대학에 제출함으로써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특히 한인학생들의 경우 SAT시험에 집중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번 조치로 대학입학에 한결 유리해질 전망이다.

뉴욕아카데미의 최병인 원장은 “횟수에 관계없이 원하는 대로 SAT 시험을 본 후 가장 좋은 점수를 택하면 되기 때문에 SAT시험에 치중하는 한인 수험생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밝히고 “한인학생들이 명문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이 더 놓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일부에서는 이번 칼리지보드의 새로운 SAT 성적 제출 규정에 대해 최근 미국내 대학들이 신입생 선발과정에서 SAT점수에 대한 비중을 축소하고 있는 데다 경쟁시험인 ACT를 채택하는 대학들이 증가하는데 따른 고육책이라는 시각이 일고 있다. 실제로 뉴욕과 LA 등 미 동서부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ACT를 더욱 선호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초 미전역에서 SAT를 치른 수험생은 150만명으로, ACT 역시 130만명에 이르고 있다.또한 일부 고등학교의 진학상담 교사들과 대학 입학처 관계자들은 칼리지보드가 내놓은 새로운 SAT제도가 자칫 특정 부유층 자녀들에게만 유리할 수 있다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45달러에 달하는 SAT 응시료를 수차례 부담하기 힘든 빈곤층 가정에서는 이번 규정 변경으로 별다른 혜택을 누리기 힘들고 또 시험을 치르기 위해 고액의 과외가 부추길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에 대해 칼리지보드는 현재 빈곤층 가정 자녀에 한해 2차례 SAT 응시료를 면제해 주던 것을 3~4회로 늘리는 방안도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험을 수차례 본다 해도 학생들의 실력향상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반론도 팽팽해 새로운 SAT제도의 시행에 따른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노열·LA=김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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