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제임스 오씨 하버드대 줄기세포 연구팀 참여
2008-06-10 (화)
각종 국제 콩쿠르를 휩쓸며 전도유망한 피아니스트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아왔던 한인 오병윤(22·사진·미국명 제임스)씨가 하버드대학 줄기세포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유일한 한인으로 참여한다.
오씨는 뉴욕시 특목고인 라과디아 예술고교에 재학하던 시절, 줄리어드음대에서 피아노와 첼로를 전공하며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우다 돌연 채플힐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 진학, 철학과 물리학을 복수 전공했다.
네일업계에 종사하는 홀어머니 밑에서 어렵게 성장한 가정형편을 고려한 고민 끝에 결국 진로를 바꿨지만 오히려 이것이 오씨에게는 새로운 인생으로 안내하는 지팡이가 됐다. 대학시절 수강했던 학부생 시절, 생물학 수업이 인연이 돼 주로 대학원생에게 주어지던 조교 역할을 담당 생물학 교수의 권유로 2년 동안 매주 3회씩 수백여명의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며
조교생활을 했다. 또한 교수의 배려로 400여명의 학부생이 가득한 강의실에서 직접 강의할 수 있는 기회까지 얻으며 본격적으로 생물학 연구에 뛰어들게 됐다.
대학 강단에 서본 경험은 과학연구에 대한 오씨의 남다른 열정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고 대학을 졸업할 때에는 철학과와 물리학과 복수전공 학사학위 이외에도 생물학과에서 비전공자에게 처음으로 수여하는 연구직 추천 ‘리서치 커멘데이션’을 받는 기록까지 남겼다. 대학시절 직접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학생 클럽인 ‘스템그룹(StemGroup)’을 결성, 지역 공립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에 나서며 지역사회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오씨는 대학 졸업 후 하버드 의대 션 우 교수와 조이 우 교수의 초청을 받아 한인으로는 유일하게 하버드 줄기세포 연구소에서 줄기세포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대학원에 진학하려던 계획도 잠시 접었다. 오씨는 연구소에서 경험을 쌓은 뒤 대학원에 진학해 앞으로도 연구를 계속하며 대학 강당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6세부터 시작한 피아노와 10세부터 시작한 첼로는 전문연주자는 아니지만 기회가 될 때마다 공연 무대에 계속 설 계획이라고.
철학 전공자답게 “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윤리 논란이 많지만 실제로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며 앞으로 줄기세포 연구의 중요성에 대한 바른 홍보에도 힘쓰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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