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민흠 시집 ‘간큰고등어’

2008-03-06 (목)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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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갯벌에 누워 푸르딩딩 온몸에 멍이 들었다.
나는 눈을 뜨고 날마다 죽었다.
아가미를 벌려 배창시까지 꺼내준 간고등어 한 마리

’간큰고등어’중에서

뉴욕에서 활동중인 박민흠 시인이 시집 ‘간큰고등어(시평사)’를 내놓았다. 1집 ‘쏙독새애가’를 발표한 후 6년만이다. 고국의 언어에 목마르고 이역의 삶은 고단한 ‘상심의 시인’으로서의 심정을 시에 담았다고 작가는 밝혔다. 마경덕 시인은 시집을 읽고 이십대에 고향을 떠나 삼십 년을 미국에 머문 시인에게서 버터 냄새는 나지 않고 여전히 비린 갯내가 난다. 시인은 배를 가르고 내장을 다 빼준 간고등어처럼 별다른 치장 없이 있는 그대로 알몸뚱이를 보여준다. 툭툭 내뱉는 시들이 왠지 후련하다고 말했다.

더는 빼앗길 게 없는 푹 곰삭은 간 큰 고등어의 적멸의 도가 시리도록 저리 환하다고 신지혜 시인은 평했다. 수필가이자 영시번역가이기도 한 박시인은 최근 광화문 화재를 보고 느낀 심정을 ‘숭례문과 연인 드므’라는 시로 표현하기도 했다. 구입관련 문의:parkmeenheu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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